미국 대통령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위험한 위치에 4만명의 군인이 있는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다만 그가 현재 주한미군 병력(실제 2만8500명)을 틀리게 말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에 반대하고 동맹을 거래 관계 차원에서 보고 있다. 첫 임기 때인 2019년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전년도 분담금의 6배에 가까운 액수를 요구하며 증액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 역시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타임은 이 발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미 양국은 정기적으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해 주한미군 주둔비용과 관련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하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은 오는 2026년부터 적용할 제12차 SMA 협상을 개시한 상태다. 11차 SMA는 내년까지 적용된다. 한미 양국이 통상 종료 1년 전 시작했던 방위비 협상을 이번에는 조기에 시작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도 고려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한미 양국이 새 협상을 타결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내년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할 경우 미국 측에서 새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대해서도 “만약 돈을 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you\’re on your own)”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유세 때 국내총생산(GDP) 2%를 자국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에 “나는 당신네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이 “공갈이 아니었다”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유럽(지원)이 같아지기 시작하기 전에는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럽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유럽이 돈을 안 내는데 왜 우리가 내야 하느냐. 우리는 (유럽과 사이에) 바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 모두 1000억 달러 이상을 각각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타임지는 보도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에 중요하다는 대만 외교부 장관의 최근 발언과 관련, “공산주의 중국 지도자들은 그와 같은 일들은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만 방어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은 방어하겠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모든 수입품에 10% 이상의 이른바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0%의 관세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정치 폭력 발생 가능성을 묻는 말에 “만약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그것은 선거가 얼마나 공정한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2020년 11월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2021년 1월 미국 의회에 난입하는 폭력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부추겼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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