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차이나 드림’에 재시동을 켰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저가 모델 출시 지연 등 겹악재를 피하기 위한 돌파구로 중국 시장에서 FSD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FSD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이자 소프트웨어 차량 변환 시대를 앞두고 ‘구독 경제’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다.
◆인도 대신 중국 접수하러 간 테슬라…아시아도 자동차 구독경제 시대 열리나?
1일 관련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의 ‘자동차 데이터 처리를 위한 네 가지 안전 요구사항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을 깜짝 방문해 권력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 만남으로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FSD를 출시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주요 규제의 문턱을 모두 넘은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중국 포털업체 바이두와 지도 제작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모든 지능형 운전 시스템이 공공도로에서 작동하려면 지도 제작 자격을 얻어야 하고, 외국 기업은 반드시 중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때문에 테슬라는 FSD를 2020년에 출시하고도 중국에서는 해당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에서 생산돼 판매되는 테슬라의 모델3, 모델Y 등에 FSD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FSD는 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한 단계 높인 소프트웨어로 테슬라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된 오토파일럿과 달리 별도로 판매한다. 이미 월 사용료를 내는데 익숙한 아마존, 쿠팡, 넷플릭스 등처럼 자동차에도 월 일정 사용료를 내고 드라이빙에 편리한 자율주행기술을 구매하는 형태다. 테슬라는 2020년 북미 시장에서 FSD 기능을 유로로 도입해 월 99 달러(약 13만7000원)에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북미시장에서는 채택률이 이미 20%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FSD는 자율주행 레벨 4단계를 전제로 한다. 레벨 4는 고등자율주행 단계로 운전자의 개입 없이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뜻한다. 주행에 대한 컨트롤과 책임이 모두 시스템에 전가되기 때문에 고도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전재로 한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선보일 FSD 시스템 역시 개발자의 주행 개입 없이 인공지능(AI)이 도로상황을 학습하고 인지해 주행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테슬라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00억 달러(약 14조원)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가성비 vs 안전성…차세대 FSD 시장 주도할 키워드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완전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례로 애플은 과거 10년간 추진하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중단했고, 제너럴모터스 역시 크루즈를 통해 자체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보행자와의 연이은 충돌 사고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모셔널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아직 자율주행 양산 기술은 레벨 3 수준이다.
다만 테슬라가 주장하는 FSD는 다른 완성차업계의 자율주행시스템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테슬라는 레이저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만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학습해 판단하는 시스템인 반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레이저 센서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카메라는 레이저와 달리 정확도가 떨어져 자율주행의 필수적인 고해상도 사물 인식이 어렵고, 날씨나 조명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물체의 거리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테슬라는 신경망 기술을 결합한 카메라 기술로 값비싼 레이더 없이도 정확한 자율주행이 구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경망 처리를 담당할 슈퍼컴퓨터 ‘도조(Dojo)’가 핵심이다.
업게 관계자는 “테슬라는 그동안 판매된 수많은 테슬라 차량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와 카메라 센서 기술로 FSD 시스템을 발전시켜 점점 더 완벽한 주행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완벽에 가까운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율주행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과 주행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기술 패권을 둘러싼 완성차 업체와 소프트업체의 대결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국 레전드 골퍼 3인의 특색 녹아든 코스…다낭서 ‘굿샷’ 도전
- [이동훈의 골프史] ‘골프 노인’이 디자인한 코스 75곳
- [이춘구 칼럼] 한국 민주주의 철학의 원류
- [이제는 교육개혁] ⑤ 유길상 한기대 총장 “에듀테크 기반의 교육혁신…현장형 인재 육성 필요”
- [뉴스메이커] 한국계 최초 美 상원의원 도전하는 ‘보통사람’ 앤디 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