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방침을 거듭 밝힌 북한이 잠잠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2호 정찰위성 발사 시점을 4월 중·하순으로 내다봤는데 5월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과 8월 1·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겼던 북한이 기술적 보완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발사가 임박한 징후는 이날까지도 우리 군에 포착되지 않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몇 가지 기술적 보완을 하는 것 같다면서 “4월 말까지 열어 놓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첫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다. 같은 해 12월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2024년 정찰위성 3개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등 주요 일정을 전후로 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용한 상황이다. 작년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속한 위성 기술 이전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을 통해 북한이 이달 초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했다가 취소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고해상도 위성 플레이아데스가 이달 1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 새 발사대와 제어센터, 관측소 등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과거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등에 발사 예고기간을 통보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국제기구에 관련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정찰위성 추가 발사 임박 징후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지난 27일 “우주 정찰 기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중대 임무를 계획대로 결행해 나갈 것”이라며 정찰위성 추가 발사 방침을 강조한 만큼 조만간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성 발사 외에도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지난 22일 웨스틴조선호텔서울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전망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NK포럼에서 북한이 핵무기 완성도 검증 등을 위한 기술적 필요와 대미 협상력 확보를 노리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7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최근 핵 위기 경보 발령과 핵무기 운용 절차 등을 훈련하며 한국을 겨냥한 핵 위협을 극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23일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초대형 방사포병부대를 운용하는 훈련을 전날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훈련을 지도했다고 한다. 모형 핵탄두를 탑재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언제든 전술핵 공격수단이 가동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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