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호텔신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인들의 구매력 저하와 함께 면세점 결제 수단인 미국 달러의 강세 및 위축된 시장에서의 업계 간 과당 경쟁도 호텔신라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호텔신라는 관광산업이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에는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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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9808억 원, 영업이익 121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9% 줄어든 것이다. 작년 1분기에는 53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 1분기에는 1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3분기 33억 원 순손실, 4분기 363억 원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호텔신라가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TR 부분 영업이익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TR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6085억 원에서 올 1분기 8307억 원으로 3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2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77% 급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면세점 물건은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저효과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분기에는 다이궁 수수료 인하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돼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은 늘었다.
호텔·레저 부문은 비교적 선전했지만 부진한 TR 부문 실적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호텔·레저 부분 매출은 올 1분기 매출은 1501억 원으로 지난해(1436억 원)보다 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62억 원으로 작년(93억 원)보다 33% 감소했다. 이 기간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의 매출은 각각 1%, 5%씩 줄어들었다. 단 신라스테이 매출은 10% 증가했다.
호텔신라는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서는 악화했지만 전 분기 대비해서는 개선된 데 의미를 부여했다. 호텔신라는 2023년 4분기에 매출 9376억 원, 영업손실 183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황이 확 살아난 것은 아니지만 TR 부문은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며 “호텔 부문은 1분기가 비수기 시즌임에도 매출이 성장하고 있고 신라스테이는 꾸준하게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내실 경영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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