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연 3.5%)를 상회하면서 국내 회사채 발행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고금리 장기화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급 요인에 힘입어 자금을 조달해왔던 기업의 숨통이 더 조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529%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일(3.509%) 이후 기준금리(3.5%)를 웃돌고 있다. 이른바 역(逆)캐리 현상(매수 시 국고채 금리가 투자금 조달 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이 해소된 것으로 이는 지난해 12월 7일 이후 네 달 반 만이다. 대외적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대내적으로는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채권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
국내 회사채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국고채 역캐리 현상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일반적으로 역캐리가 나타나면 투자자들은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절대 금리가 높은 일반 회사채로 눈을 돌린다. 실제 올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총 38조 8676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초 효과(기관의 연초 자금 집행 재개)와 역캐리가 맞물린 결과다.
반대로 금융 불안정성이 높고 개별 업황이 악화하는 시기에 지금처럼 역캐리가 사라지면 일반 회사채 매수 수요는 감소하게 된다. 지난해 1분기 회사채 시장 강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따른 역캐리 해소가 주원인이었다.
신용 스프레드(신용등급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차이)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축소될 대로 축소된 점도 부담이다. 이날 기준 신용 스프레드는 46.6bp(1bp는 0.01%)로 올 초 대비 약 4개월 만에 25bp 이상 낮아졌다. 회사채 금리가 연 3.9~4.1%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했지만 국고채 금리가 오른 탓이다. 결국 단기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을 점친 투자자들이 향후 공모채 시장에서 더 비싼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 역캐리 해소로 금리의 (강세) 되돌림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며 “은행권의 채권 발행 확대 조짐 역시 시장을 불편하게 만드는 재료”라고 분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