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쓱닷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사모펀드(PEF)와 신세계그룹이 투자금 1조원을 두고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쓱닷컴이 실적부진에 기업공개(IPO)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FI측의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 요건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쓱닷컴 풋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FI인 사모펀드 어피너티이쿼티파트너스(AEP)와 브락사아시아투(BRV)캐피탈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풋옵션 행사시 신세계그룹은 당초 투자받은 1조원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앞서 AEP와 BRV는 신세계그룹과 지난 2018년 10월 쓱닷컴에 대한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FI 자격으로 계약한 AEP와 BRV는 지난 2019년에 7000억원, 2022년에는 3000억원 총 1조원을 투자해 쓱닷컴 지분을 30%를 확보했다.
다만 쓱닷컴은 FI들로부터 투자 받은 2019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 2020년에 469억원이었던 영업손실액은 지난 2021년 1079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액도 1030억원이었다. 이커머스 경쟁업체의 공격적인 확장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 시가총액 10조원 기대가 나왔던 IPO 추진도 사실상 2021년 상장 주관사 선정 단계에서 멈추며 FI로 참여한 AEP와 BRV이 투자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계약서에는 지난해까지 쓱닷컴이 목표 총거래액(GMV) 달성 또는 IPO 가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쓱닷컴의 GMV가 목표치를 달성했고, IPO 가능 요건도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도 해당 계약 요건에 대해 “회사는 매수청구권(풋옵션)이 발생하지 않는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반면 FI들은 회계상에서 GMV 과다 계상됐고 IPO의 가능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다음달 1일부터 2027년 4월30일까지다. 신세계그룹과 FI는 우선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날까지 FI와 관련 내용에 대해 협상 및 대화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주주간 계약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AEP 측도 “신세계 측과 성실하게 논의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화가 원활히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GMV는 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는 수치다 보니 향후 달성 여부 검증을 위한 실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풋옵션 행사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교보생명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관련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사모펀드가 재벌그룹을 상대로 법적 분쟁에 나서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신세계그룹이 풋옵션을 받아줄 가능성이 낮아 11번가처럼 결국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풋옵션 행사시 신세계그룹의 재원 확보 방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현재로선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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