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이 ##더존비즈온## 지분을 신한투자증권에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목표였던 더존비즈온의 글로벌 진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원금 회수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지난 2021년 2대주주가 된 베인캐피탈이 더존비즈온 주식 303만5552주(9.99%)를 신한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밸류업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 완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번 투자는 신한금융그룹이 더존비즈온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더존비즈온은 기업 내 급여관리, 회계, 물류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대형 시중은행과 정책기관, 대기업 등을 주주로 참여시켜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베인캐피탈은 3년 만에 300억원 수익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탈은 2021년 더존비즈온과 모회사 더존홀딩스에 총 2300억원을 투입했다. 더존비즈온이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더존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베인캐피탈은 더존비즈온 주식 311만552주를 갖게 됐다. 이중 303만5552주를 처분했다. 배당 수익 등을 감안해도 베인캐피탈은 2600억원가량을 거머쥐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연 내부수익률(IRR)은 4%대로 1금융권의 3년 만기 적금 이자 수준이다. 통상 PEF업계에선 운용사가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IRR 8%이상을 성공적인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자금 조달 비용과 인건비,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IRR 4%대는 사실상 원금만 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수한 성과를 보이는 베인캐피탈이 이례적으로 원금 보전에 만족한 이유는 투자 당시 그렸던 그림이 어긋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1년 투자 당시 더존비즈온은 글로벌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본업 경쟁력 제고로 계획을 선회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으로 주요 고객사인 플랫폼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베인캐피탈 관계자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는 만큼 매각 배경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은 한국에서 그간 많은 성과를 냈다. ##클래시스##, ##휴젤##, 에스티유니타스 등 투자가 순항하며 지난 2022년 한국 사무소에서도 파트너와 매니징디렉터(MD)가 나왔다. 현재 이정우 한국 대표 아래 김동욱 전무가 PE 부문을, 권오상 전무가 크레딧 부문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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