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디자인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Chief Design Officer, 이하 CDO) 고든 바그너(Gorden Wagener)는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디자인 간 차이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건 브랜드”라고 부연했다.
벤츠는 EQ라인 출시 후 디자인 혹평에 시달린 바 있다. 당초 EQ의 전략이 차량 효율 극대화였기에 디자인도 여기에 맞춰졌다. 곡선이 강조된 둥근 디자인이 공통으로 사용됐다. 곡선을 많이 사용해 0.2.Cd의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달성한 EQS는 계란형 차체와 다소 밋밋한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렸던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1997년 벤츠에 입사한 고든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CDO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벤츠뿐만 아니라 럭셔리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고성능 라인업 메르세데스-AMG, 전동화 브랜드 메르세데스-EQ의 글로벌 디자인 부서를 이끌고 있다.
고든 CDO도 일각의 혹평을 알고 있는 듯했다. 고든 CDO는 “EQ 디자인은 진보적이어서 보수적인 시장 내 반응은 밋밋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시장에서는 상위 세그먼트 내연기관차 선호가 높은 것도 디자인 평가에 한몫했을 것으로 판단다.
디지털 시대엔 아날로그 감성
전기차 실내 디자인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스티어링 휠과 디스플레이만 두는 디자인을 많이 채택하는 추세에 대해 그는 그만의 단호함을 내비쳤다. 그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디자인 자체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든 CDO는 이어 ‘아날로그’를 언급했다. 디지털 시대로 갈수록 아날로그 수요가 증가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인터페이스에서 몇 가지 기능을 아날로그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를 추가, 인터페이스와 사람 간의 연관성을 만들어 햅틱 등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브랜드 보여준다는 고든…G클래스 전동화로 구현
G클래스 전동화 모델(디 올 뉴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디자인을 자신하기도 했다. G클래스 전동화 모델은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동화 모델이지만 기존 G클래스 디자인과 거의 달라진 게 없다. 특유의 직사각형 디자인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고든 CDO는 “사람들이 G클래스를 좋아하는 건 시간을 초월하는 디자인 때문”이라면서 “새로 나온 G클래스는 완벽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기역학을 개선하는 등의 디자인 변화는 있었으나 G클래스만의 시그니처는 잃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G클래스 전동화 모델은 A필러, 루프 등에서만 디자인 변화를 보였다. 전기차다운 인상을 보여줄 수 있는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은 선택지로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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