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업계가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13년 만에 조선 3사가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흑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도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올해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선박 수주의 영향이다. 조선 업체들은 단순히 수주 물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향후 3~4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터라 수익성이 더 좋은 선박에 집중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3사 순항중…연초부터 수주 잭팟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1분기 나란히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각각 1602억원과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삼성중공업은 7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조선 업계는 올해 연초부터 대형 수주를 잇달아 따내면서 일찌감치 기대감을 높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가 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7조120억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해 이미 연간 목표 수주액의 64.8%를 달성했다. 현재 이 회사의 수주 잔고는 4년 치 일감에 해당하는 67조2812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1분기 삼성중공업의 신규 수주는 총 18척으로 올해 신규수주 목표(약 13조4000억원)의 40%를 달성했다. 카타르 2차 발주 15척을 제외하면 수주가 다소 부족하지만, 회사 측은 현재 단독 협상을 진행 중인 모잠비크 FLNG(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프로젝트를 하반기 중에는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15년부터 8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1분기에도 3%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수주 호조에 따른 조업 물량 증가와 건조선가 상승, 액화천연가스(LNG)선 비중 증가, 원가 안정 등으로 매 분기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의 경우 LNG운반선과 같은 고부가 선종의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한 매출 증가와 이익 개선, 환율 효과 등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역대 최다인 22척의 LNG운반선을 건조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24척의 LNG운반선 건조가 예정돼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선, 특수선, 해양 등 3개 사업분야 모두 매출 증대와 흑자전환을 동시에 기록해 퀀텀점프의 원년이 됐다”고 강조했다.
고부가 선박 경쟁력 확인…’수익성에 집중’
국내 조선 업체들은 1분기 수주 물량보다는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이미 수주 잔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위주로 공을 들이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44만CGT(79척)로 집계됐다. 지난 2월보다 3% 발주량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한 수치다. 한국 조선업계는 3월 80만CGT(15척), 전체 수주량의 33%를 차지했다. 중국은 95만CGT(43척), 39%를 수주해 근소한 차이로 한국을 밀어내고 1위를 달성했다.
전체 물량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린 이유는 조선 빅 3가 3년 치 이상 일감을 보유한 터라 고부가선 LNG운반선 위주의 선별 수주전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의 규제에 따라 탄소중립에 유리한 선종은 한국 조선업계가 이미 싹쓸이 했다”며 “이제는 생산 역량에 맞춰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 하반기에는 수주가 더 늘면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빅 3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조선 부문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유·전력기기 시황이 안정적인 흐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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