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시장, 조각투자 플랫폼·출구전략 더하면 새로운 기회될 것”

[땅집고] “IMF외환위기 당시 회사채 NPL(부실채권)을 샀던 투자자가 큰 수익을 봤습니다. 부실채권 시장이 점점 더 활성화하면 충분히 증권화도 가능합니다. 불경기에 NPL 을 인수한 뒤 가격 상승을 예측해 금융 상품을 만드는 시장이 열릴 겁니다.”(이제혁 한결법무법인 변호사)

최근 한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 최대 이슈로 떠오른 부실채권(NPL) 해법을 찾기 위해 설립한 한국NPL솔루션포럼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각계 전문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NPL솔루션포럼과 한국노동경제연구원이 주최하고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땅집고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혼돈의 한국NPL시장, 지금이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슬로건으로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채덕석 한국NPL솔루션포럼 회장은 환영사에서 “NPL 시장을 활성화하고 효과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정부에 제도 개선 방안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찬익 나라감정평가법인 전무는 ‘STO(토큰증권)와 조각투자를 활용한 새로운 NPL 투자 기회 분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최 전무는 “개인투자자가 NPL에 투자하려면 조각투자 플랫폼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면서 “10개의 잠재 투자 기관에서 100억원씩 투자받아서 1000억원을 모으는 것보다 개인투자자 1000명에게서 1억원씩 받는 시간이 더 짧다고 생각하는 게 지금의 STO 시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큰 재산권에 대한 법적 정의와 규제 체계가 확립되지 않는 등 제도 미비 문제가 해결된다면 플랫폼 활성화로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대규모 NPL 투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제혁 한결법무법인 변호사는 “IMF 당시 회사채 NPL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제법 많다”면서 “향후 부실채권 시장이 활성화한다면 충분히 증권화가 가능하며, 불경기에 NPL 채권을 인수한 뒤 가격 상승분을 예측해 금융 상품을 만드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NPL 매입 과정에서 시행사의 인허가권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도산에 이르는 경우가 간혹 있다”면서 “인허가권을 처음 인수할 때 배임 여부 등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법률 리스크를 최대한 줄인 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한 NPL 투자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박찬웅 더원부동산솔루션 대표가 좌장을 맡고, 이성우 엘에프자산운용 대표, 이운택 한국엔피엘경매연구원, 김봉규 림코파트너스리얼티 부대표, 송정화 엔케이어드바이저스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급변하는 한국 NPL 시장의 현 상황에 대한 빠른 유동화 전략’을 주제로 종합 토론을 벌였다.

송 대표는 “최근 금융권은 물론이고 개인 자산가 사이에서도 부동산 NPL을 싸게 매입해서 출구전략을 세운 뒤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을 위기로 볼지, 투자 기회로 볼지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NPL솔루션포럼은 NPL의 체계적 관리와 해법을 찾기 위해 이해 관계자끼리 협업하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면서 전문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3월 초 설립했다. NPL 물건에 대한 실질적인 출구전략을 찾기 위해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고 분야별 소규모 포럼도 운영한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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