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8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세운 기록이다. 다양한 세단이 출시되고 있지만 ‘국민 수입차’는 여전히 E클래스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판매량만 봐도 E클래스 명성은 전 세계에서 자자함을 알 수 있다.
그런만큼 벤츠 생산공장은 E클래스로 가득하다. 지난 24일 방문한 벤츠의 아시아 최대 생산처인 베이징 공장에서도 E클래스 제작이 한창이었다. 2005년 8월 개관해 올해로 19년째 중국 내수용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이곳은 최근 500만번째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벤츠 베이징 공장은 중국 천안문에서 동남쪽으로 35km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축구장 66개 규모로 바로 인근에는 벤츠 테크센터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벤츠 자동차 8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생산 모델은 E클래스, C클래스 등 11개. 생산 담당 직원 2만명은 4700대 로봇과 함께 일한다. 구내식당은 총 15개.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는 벤츠는 베이징 공장에도 독일 공장과 같은 생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다. 똑같은 자동차 부품과 생산 툴 등을 사용하는데 조립만 베이징에서 할 뿐이었다.
베이징 공장 방문을 위해 독일 본사에서 날아온 벤츠 관계자는 “도장 두께 등 품질을 더 까다롭게 보는 게 중국 고객”이라면서 “중국과 독일 공장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라인에 다가서니 구동축들이 조립되고 있었다. 육안으로 세어보는 건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중국은 디젤 수요가 없어 현지 시장을 위한 엔진 모터가 장착되고 있었다. 바로 옆은 도장 작업 라인. 이곳에서 칠할 수 있는 색상은 19개에 이른다.
돌아다니다보면 생산라인 옆 바닥에 가느다란 실선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테이프도 붙어있었다. 로봇이 돌아다니는 길이다. 이 로봇은 무거운 것을 대신 들거나, 생산 중 에러를 감지해 알리기도 한다. 공장 직원은 “99.9%의 정확성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자동차 공장의 상징이기도 했던 컨베이어벨트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90도 회전이 가능한 C행거가 달려 있었다. 벤츠는 독일 공장에서도 C행거를 사용 중이다. 컨베이어밸트보다 제품 이동이 용이하고, 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산라인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차량 측정이다. 조립을 마친 차량 품질을 검사하는 과정이다. 천장에 달려있는 모니터는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상태를 표시한다. 오류를 뜻하는 빨간색이 뜨면 3명 이상의 직원들이 바로 붙어 조치한다. 비로소 초록색이 떠야 해당 자동차는 생산라인을 통과하게 된다.
베이징 공장은 인근 지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공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공장 지붕마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벤츠는 베이징 공장에서 현재 에너지 소모량을 9%, 물 소비량은 8% 줄인 상태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34%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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