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주택 보다 업그레이드 된 최상급의 주거공간과 ‘특별함’, ‘럭셔리’란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건설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배경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단 아파트는 주택 정비사업에서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화설계와 외산 자재, 명품 마감재 등을 앞세워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마포, 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 단지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건설사들이 출범한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들이 최초 론칭(2013년) 이후 11년 차에 접어들면서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설사들 역시 증가추세다.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건설사들은 기존 주택 브랜드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멀티브랜드 전략은 기존 기업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 할 수 있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업계의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주요 대형사들이 보유한 하이엔드 브랜드로는 DL이앤씨 ‘아크로(ACRO)’, 현대건설 ‘디에이치(THE H)’, 롯데건설 ‘르엘(LE | EL)’,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PRUGIO SUMMIT)’,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HAUTERRE)’, SK에코플랜트 ‘드파인(DE’FINE)’, 호반건설 ‘호반써밋(HOBAN SUMMIT)’ 등이 있다.
이 중 선발주자는 DL이앤씨다. 1999년 ‘도곡동 아크로빌’에 아크로를 주상복합 브랜드로 최초 적용했다. 이후 2013년 ‘아크로리버파크’를 분양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했다. 현재까지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아크로 타워스퀘어 △아크로 리버하임 등 총 16곳의 단지에 아크로를 적용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지역에 깃발을 꽂았다.
이어 2014년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써밋을 출범하고 하이엔드 시장에 발을 들였다.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와 최고, 절정, 정상을 뜻하는 단어 ‘SUMMIT’이 결합된 뜻이다. △대치 푸르지오 써밋 △서초 푸르지오 써밋 △용산 푸르지오 써밋 등 총 15개 단지에 하이엔드를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 디에이치를 론칭하며 하이엔드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까지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방배 디에이치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총 10개 단지에 적용하며 뒤를 이었다.
하이엔드 후발주자인 롯데건설은 2019년 르엘을 론칭하며 정비사업 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르엘은 한정판을 의미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인 ‘LE’와 시그니엘, 에비뉴엘 등 롯데의 상징으로 쓰이는 접미사 ‘EL’을 결합한 뜻이다. ‘반포 르엘’ 등 총 7개 단지에 간판을 단 상태다.
가장 최근 하이엔드 시장에 뛰어든 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드파인과 오티에르를 론칭했다. 드파인은 접두사 ‘DE’와 좋음, 순수함을 의미하는 ‘FINE’의 합성어인 동시에 정의하다를 뜻하는 ‘Define’을 차용했다. ‘드파인 광안’ 등 총 6개 단지에 적용한 상태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다. ‘오티에르 방배’ 등 총 4개 단지를 품었다.
이 중 전체 수주 단지에서 강남3구 점유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의 르엘은 7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서초와 강남 일대에 위치해있다. 지역 별로 보면 △서초구 잠원동(르엘 신반포, 반포르엘, 르엘 신반포 센트럴) △강남구 대치동(르엘 대치) △강남구 청담동(청담 르엘) △송파구 신천동(잠실 르엘)이 있다.
이어 디에이치는 전체 10개 중 8개 단지가 강남3구에 안착했다. 오티에르는 4개 단지 중 3개, 아크로는 16개 중 6개, 푸르지오 써밋은 15개 중 3개 단지가 강남권에 자리를 잡았다. 드파인은 강남 권역에 수주 또는 준공한 단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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