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22~26일) 국내 증시는 하루 오르면 하루 내리는 변덕스러운 패턴을 반복했다. 주로 외국인 수급 방향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출렁였다. 주요 기업이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증시는 딱히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날(26일)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원가량 사들이며 코스피 지수를 1% 이상 끌어올린 건 다행이었다.
5월이 시작되는 이번 주 증시는 지난주보다 변동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빅테크 기업과 국내 주요 대기업이 호실적을 내면서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확인됐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5일(현지시각)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시간 외 주가는 각각 4%, 12% 가까이 급등했다.
30일에는 아마존과 AMD가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 실적은 5월 2일에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AI 관련 업종과 반도체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TSMC가 올해 반도체 시장 눈높이를 낮췄지만, AI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봤다”며 “AI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 반도체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이달 29일 실적을 공개한다. 30일에는 삼성SDI·아모레퍼시픽·OCI홀딩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5월 들어서는 1일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2일 LG화학·한화에어로스페이스·하이브·롯데칠성, 3일 네이버·에코프로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 증시는 노동절인 5월 1일 하루 쉬어간다.
정부가 5월 2일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주주 환원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자동차 업종이나 배당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은행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점 후퇴하는 현실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6일(현지시각) 미 상무부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3% 상승했다. PCE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연준은 내달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에 달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준비에 돌입하면서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라파 등에서 향후 진행할 작전을 준비하고자 나할 보병여단을 가자지구에서 철수시켰다”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