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주간 단위로 한 달 넘게 오르고 있어요.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거래량은 2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걸까요? 이번주엔 1년 후 집값이 더 오를 거란 소비자 전망이 우세하다는 한국은행 발표도 나왔어요. 반면 학계에선 2039년 우리나라 집값이 정점을 찍을 거란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어요.
서울 전셋값은 1년 가까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요. 전셋값은 입주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지금 서울 입주물량이 없다시피 하니까 전셋값 오름세가 계속되는 걸로 분석돼요. 연말에 강동구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 조금 달라질지도요.
‘마용성’ 오르고 ‘노도강’ 내리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직전 주와 같은 0.02%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전국 집값은 11월 셋째주(0.00%) 이후 22주째 마이너스에요. 지방(-0.03%)과 수도권(0.00%), 서울(0.03%) 모두 전주와 동일한 변동폭을 기록했어요.
반면 서울의 매매가격 오름세는 벌써 5주째 이어지고 있어요. 부동산원은 “매물가격이 하향조정되고 관망세가 지속하는 중”이라면서도 “선호지역과 단지에선 매도희망가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문의가 유지되고 간헐적 거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어요.
25개 자치구 중 21곳이 상승 또는 보합을 기록했어요. ‘마용성’으로 묶이는 마포(0.10%), 용산(0.07%), 성동(0.13%)은 한주새 크게 올랐어요. 서초(0.07%), 송파(0.05%) 등 강남권도 상승했고요. 반면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0.01%), 도봉(-0.01%), 강북(-0.03%)과 중랑(-0.01%)은 떨어졌네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리드는 “최근 시장은 수요가 꾸준하고 향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입지 위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노도강은 상대적으로 가격상승 기대감이 낮고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거래되다 보니 아직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듯하다”고 분석했어요.
인천은 0.02%에서 0.00%로 상승폭이 줄었어요. 이달 둘째주에 상승 전환하며 주목받았는데 다시 보합으로 제자리를 찾았네요. 부평구(0.02%), 동구(0.01%)는 상승했고 중구(-0.10%), 미추홀구(-0.03%)는 하락했어요.
경기는 -0.02%에서 -0.03%로 하락폭이 커졌어요. 오산시(0.09%), 수원 영통구(0.08%)는 올랐지만 광주시(-0.16%), 고양 일산서구(-0.13%)는 내렸어요.
‘입주 0’ 매물 부족에 전셋값 고공행진
전세시장은 어떨까요.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이 줄어든 0.02%를 기록했어요. 서울(0.07%)과 수도권(0.07%)은 상승폭이 줄었고 지방(-0.02%)은 하락폭이 축소됐어요.
서울의 전셋값은 5월 넷째주(0.01%) 이후 49주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요. 부동산원은 “학군과 입지가 우수하고 정주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어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 또는 보합을 기록했어요. 성동(0.17%), 은평(0.15%), 노원(0.13%) 등이 크게 올랐어요. 한동안 떨어졌던 강동(0.03%)은 플러스를, 송파(0.00%)는 보합을 기록했고요.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달 26일 기준 3만321건으로 작년말(3만5305건)에 비해 14.1% 감소했어요. 30가구 이상 단지의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로 석달째 1000가구를 밑돌았고요. 다음달은 입주물량이 아예 없어 매물 부족이 지속될 걸로 보여요.
김은선 리드는 “연말에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단지가 입주하면 입주장 여파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입주물량이 없다”며 “매매시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전세시장에 머물러 있는 수요자들이 아직 많다 보니 전셋값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어요.
경기 아파트의 전셋값은 0.08%에서 0.06%로 상승폭이 줄었어요. 성남 중원구(0.28%), 수원 영통구(0.28%)는 올랐고 광주시(-0.12%), 안성시(-0.10%)는 떨어졌네요.
인천 전셋값도 0.16%에서 0.09%로 오름세가 주춤해졌어요. 부평구(0.21%)와 연수구(0.13%)는 상승했고 중구(-0.17%)는 내렸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1년째 오르는 전월세 가격과 높아진 신축 분양가 부담으로 주거 공간에 대한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그나마 부담이 덜한 수도권 중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전월세 시장에서 매매로의 갈아타기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어요.
2040년부터 집값 하락? 서울-지방 양극화!
시야를 넓혀볼까요. 1년 후 집값은 오를까요, 내릴까요? 소비자들은 5개월 만에 ‘오른다’에 손을 들었대요.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1로 전월보다 6포인트 상승했어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랍니다.
한은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거래량이 소폭 회복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가격 하락세고 거래량도 보합 수준인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참고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39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런가 하면 초저출산·초고령화로 인구 감소가 시작됨에 따라 2040년부터 집값이 장기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거란 전망이 나왔어요. 지난 23일 한미글로벌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용만 한성대 교수가 내놓은 분석이에요.
이 교수는 “가구수가 정점에 도달하는 2040년께 총 주택수요량도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이후 주택가격의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수도권은 인구감소와 가구 감소 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지방은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어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질 거란 전망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요. 김은선 리드는 “최근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회복됐지만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라 ‘양극화’가 극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어요.
그는 “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은 거래량이 뒷받침되면 가격 상승세로 이어진다”며 “반면 다른 지역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을 회복했다고 해도 장기로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고요.
윤수민 위원도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과 수도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커지고 ‘양극화’가 지금보다 심해질 거라고 보는 게 맞다”고 동조했어요. 윤 위원은 “비수도권은 대구 수성구와 같은 핵심지역이 아니면 물량을 받아줄 수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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