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거래량, 2021년 8월 이후 최대…노원구, 가장 많아
서울의 2030 생애 첫 매수 비중 54%
10명 중 4명 “주거비가 가장 부담”
“중저가 지역 내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 늘어”
최근 서울 노원구·도봉구·강북구 이른바 ‘노도강’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며,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 공포가 또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2030세대의 공황 구매를 일컫는 일명 ‘패닉 바잉’과 ‘영끌’이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이 같은 부동산 급등기에 2030세대가 몰려 중저가 아파트를 집중 매수했던 노도강 지역은 ‘영끌족의 성지’라고도 불렸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24일 기준)는 3900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신고기간이 계약 이후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4월 말까지 4000건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2023년 1월은 1400건대, 2~3월은 2000건대에 머물렀다. 2023년 중 가장 매매거래 건수가 많았던 8월에도 3899건을 기록하며 4000건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특히 이 기간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에서의 거래량은 668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도강 중 한 곳인 노원구는 서울에서도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80% 이상으로 가장 높다.
올해에는 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 여파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줄어들었으나, 최근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의하면 올 1분기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9만2180명으로 이 중 2030세대는 5만293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다. 서울의 2030 생애 첫 매수 비중은 54%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의 주거 불안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주거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월 소비 항목 중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을 묻는 질문에 2030세대의 40.2%가 ‘주거비’라고 답했다. 2030세대 청년 10명 중 4명은 지출 항목 중 주거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셈이다.
또 주거비 체감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34.9%가 ‘보통’, 34%가 ‘높다’고 답했으며, ‘매우 높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16.9%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신생아 특례대출이나 청약제도 개편방향이 2030세대에 맞춰지면서 매수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인 빌라나 소형 아파트 등으로 주택 구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약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최근 2년간 시장에 쌓였던 급매물 위주로 조금씩 소진될 조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원구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1년째 오른 전월세 가격과 높아진 신축 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선택지가 줄고 있다”며 “그나마 부담이 덜한 서울 중저가 지역 내 급매물을 중심으로 전월세 시장에서 매매로의 갈아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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