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하반기에도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의 전세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세 거주 수요가 높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을 중심으로 최근 1년 새 신규 전세 비중이 급속히 확대된 반면, 공급 가뭄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추가 물량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내 아파트의 전세수급 동향은 지난 2021년 11월(101.9)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96.7을 기록했다. 특히 서남권(강서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양천구·영등포구) 아파트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는 202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4를 기록하며 약 2년 5개월 만에 공급 우위로 돌아섰다. 1년 전 같은 달의 63.3과 비교하면 수급지수가 58.6% 확대며 공급 불안정이 크게 심화된 것이다.
이어 서울 동북권(강북구·광진구·노원구·도봉구·동대문구·성동구·성북구·중랑구)도 서울 5개 광역권 중 서남권 다음으로 높은 97.4의 수급지수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 역시 수급지수가 1년 만에 30% 넘게 늘며 거주 수요에 비해 임대 물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여기에 동북권과 서북권에 대한 전세수요 유입으로 전체 대비 신규 전세의 비중과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영등포구의 신규 전세계약 비중은 37%(2602건)에서 지난해에는 57%(4076건)로 훌쩍 뛰었다.
동북권 역시 유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노원구 전세 가구 중 신규 전세 계약 가구의 비중은 약 38%(4611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약 53%(6802건), 올해는 약 57%(1618건)까지 신규 전세 비중이 올랐다. 도봉구 역시 같은 기간 신규 전세 가구의 비중이 약 2022년 약 38%(1552건)에서 지난해 약 53%(2249건), 올해는 약 58%(623건)까지 상승했다.
반면 동북권과 서북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물량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랑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2개월 전 501건에서 409건으로 18.4%나 줄었다. 관악구도 467건에서 387건으로 줄며 17.2% 가까이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영등포구도 같은 기간 1254건에서 1041건으로 17%나 전세 매물이 줄었다. 노원구도 아파트 전세 매물이 1760건에서 1491건으로 감소하면서 2개월 새 15% 넘는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여기에 상반기 서울 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량 감소는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5월에는 서울의 입주 물량이 0건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저가 밀집 지역 내 중소형 신축 아파트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이들 지역의 전세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건축연령별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수도권 내 아파트 중 건축연령이 5년 이하인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77.7에서 올해 월에는 84.2로 확대됐지만, 20년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우는 같은 기간 85.7에서 87.3으로 소폭 변동하는 데 그쳤다.
중저가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급상승 추세를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노원구의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0.03%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급등’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내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연속해서 상승 중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49주나 연속 상승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의 경우 4월 이후 매매거래가 다소 정체되는 상황으로 임대차에 머무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의 입주 물량도 지난해보다 1만 가구 감소하기 때문에 연말 공급 이슈가 있는 강동구와 송파구 등 동남권을 제외하면 오름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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