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이마저도 미국 생산세액공제(AMPC) 반영분이 적용된 것으로, AMPC를 제외하면 300억원대 영업손실이다. 사실상 적자전환인 셈이다. 전방 시장인 전기차 업황 둔화 탓이 컸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CAPEX) 비용 감축을 공식화했다. 전기차 단기 수요 개선이 이뤄지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 뼈아파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9.9%, 75.2%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7.2%에서 2.3%로 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 1889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이를 제외했을 경우 영업손실은 31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부터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 △3분기 2155억원 △4분기 2501억원 등의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AMPC를 제외하고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 후 첫 적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및 메탈 가격 하락분 판가 반영 등 요인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도 수요 위축에 따른 가동률 조정 등 고정비 부담 증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투입 시차 영향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략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분기도 ‘흐림’…하반기 반등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기존 라인 일부를 하이브리용으로 전환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2분기엔 전동화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미국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힘입어 합작법인 물량이 늘면서 1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당초 기대했던 수준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하반기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가 확대, 상반기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CAPEX 규모를 예정보다 줄이기로 했다. 생산시설 확대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이어가지만 우선 순위를 따져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당분간 대외환경과 시장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크지 않다”면서 “투자의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 능동적으로 속도를 조정해 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CAPEX 집행 규모에 대해 “지난해(10조 9000억원)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고객사 물량 조정 및 출하량 감소 여파로 투자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지난 2021년 109.0%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는 올 한 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16.6% 증가한 약 1641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인 33.5%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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