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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실적·주가, 부동산에 3고 겹악재에 ‘촉각’

데일리안 조회수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로 1Q 성적 개선

美 금리 인하 불확실성 속 환율·물가 고공행진

부동산PF 부실화로 타격 가능성에 긴장 모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증권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증권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개선된 성적표에도 업권의 긴장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2분기 들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는 분위기로 실적과 주가 기대감을 키웠던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KB증권을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26일), BNK투자증권(30일), 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5월 2일) 등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이어 이뤄진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업권 전반에는 1분기 실적이 당초 연초의 시장 예상치보다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수는 없지만 전 분기(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에 따른 증시 반등과 그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효과로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수수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260억원으로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6조5147억원)보다 약 29.74% 증가했다.

또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증시도 활황으로 해외 주식 거래도 대폭 늘어나 증권사들의 실적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123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8.5%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치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큰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면서 1분기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2분기에 더 나은 성적표를 기대했던 업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내, 늦어도 6월 중으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지는 양상이어서 금리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은 생산과 소비, 고용과 등 각종 경제 지표들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이미 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넘어간 상태로 연내 인하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며 연준 내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로 중동에서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한 것도 악재다. 국제 유가가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까지 급등하며 외인 자금 이탈 우려마저 커진 상황이다.


이 와중에 국내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동력 저하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 우려가 커졌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4월을 기점으로 호재 둔감, 안개 민감으로의 시장 성격 변화가 한창”이라며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재점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ASML의 1분기 실적 부진에 기인한 반도체 주도주 리더십 약화 우려 등 릴레이격 악재 돌출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증권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던 부동산 이슈도 여전히 발목을 잡을 태세다. 부동산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이 끝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타 업권에 비해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연체율은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7조8000억원으로 전년도 말(2022년 말·4조5000억원)에 비해 3조3000억원(73.3%) 증가했다. 연체율은 3.35%포인트 증가한 13.73%로 금융권 중 가장 높다.

이로 인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많고 중후순위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에 타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약 80% 이상의 브릿지론(토지대금 등 부동산 개발사업의 초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업인허가 내지 PF대출 이전에 실행하는 대출) 사업장과 약 30%의 본 PF 사업장의 만기가 연내 만기 도래하는데 증권업계의 중후순위 비중은 42%로 캐피탈(30%)과 저축은행(11%) 등 타 업권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사들의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추가 손실이 최소 1조1000억에서 최대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26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30조1000억원(본PF 19조5000억원·브릿지론 10조6000억원)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예상 손실 규모가 4조6000억~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증권사들의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1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주가는 최근 들어 꺾이는 양상이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600선 중반에서 시작한 KRX 증권지수(24일 종가 697.77)는 2월 들어 700선을 회복한 뒤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달 중순엔 770선(3월14일 종가 771.28)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700선을 내주더니 한때 660선(4월17일 종가 664.60)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성적표는 연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라면서도 “2분기 들어 되려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우상향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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