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계속돼. 우리의 영화를 시작해.”(우리영화)
그룹 플레이브의 ‘영화’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편견과 한계를 넘고 5세대 대표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10명 남짓한 시청자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플레이브는 1년 만에 초동 56만장 판매라는 대기록을 쓰고 지상파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거머쥐는 등 계속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고 있다.
이같은 플레이브의 ‘영화’ 뒤에는 소속사 블래스트와이성구 대표가 있었다. 플레이브와 팬덤 ‘플리’가 주인공인 영화의 제작자로서 이 이야기를 더욱 넓은 세상에 알리고자 애쓰고 있었다.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아만티호텔에서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는 플레이브의 청사진을 제시, 앞으로 써 내려갈 ‘영화’를 예고했다.
다음은 이성구 대표와의 일문일답
블래스트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 블래스트는 MBC 사내 벤처에서 독립 분사한 회사다. 오리지널 IP를 구축하기 위해서 독립 법인을 만들었다. 오리지널 IP를 만들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재작년 아이돌 그룹인 플레이브를 제작하게 되었다. 플레이브가 기대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있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직원들이 5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엔터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에 보강 중이다.
그룹 플레이브의 성공 요인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처음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만든다고 했을 때 다들 ‘휴먼 리스크가 없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저와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IP가 인기를 얻으려면 ‘사람 냄새’나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버추얼 아이돌의 휴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래 부르는 사람, 춤추는 사람, 인터뷰하는 사람이 각각 다르다면 리스크는 분배할 수 있겠지만 팬들에게 사랑 받기는 어려울 거라고 보았다. 플레이브를 개발할 때도 기술적으로 버추얼을 사용하겠지만 내용적으로는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아티스트가 직접 노래하고 라이브를 해야한다고 판단했고 멤버들과도 그런 면을 강조하며 접근했다. 즉 멤버들의 매력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 아닐까 싶다.
초기 멤버들과 들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나
– 제작 초기만 하더라도 멤버들도 ‘버추얼 아이돌’에 관해 이해를 못 했다. 음악만 하던 아이들이라 이런 쪽에는 지식이 없어서 모션 캡처나 버추얼 기술에 관해서 낯설어했고 놀라기도 했다. 멤버들도 반신반의하던 분위기였으나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우리에게 강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멤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주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어서 재밌는 라이브 방송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멤버 중 세 명은 작사·작곡을 하고 두 명은 안무를 직접 만들고 있어서 자신들이 창작한 결과물을 팬들이 사랑해 준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직접 만든 노래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는 게 행복하다고 하더라.
플레이브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한 순간이 궁금하다
– 처음 시작할 때는 걱정이 많았다. 유튜브 라이브를 할 때 시청자가 10명~20명가량이었던 때도 있었고 초기에는 100여명 정도로 유지되었다. 성공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계속 투자하고 콘텐츠를 만들었던 건 열성적인 팬들 덕이었다. 작은 팬덤이었지만 그분들이 열정적이었고 직접 팬아트를 그려주시거나 주변에 플레이브를 알리는 데 도움을 주셨다. 팬들의 열정을 보며 ‘성공할 수 있는 IP’라는 가능성을 가지게 됐다. 또 ‘기다릴게’라는 곡으로 음악방송에 나가고 라이브 시청자 수가 늘어나는 걸 보고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다.
아티스트의 위상이 높아지며 곡 수급이나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지고 있을 텐데
– 플레이브가 큰 사랑을 받으며 곡을 주겠다는 분들이 많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유명 작곡가분들께 곡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멤버들이 창작에 대한 욕심이 커서 자신들이 직접 다 해내고 싶다고 하더라. 다른 분들의 곡을 받지 않고 다음 앨범도 직접 만들려고 한다. 지금도 멤버들이 열심히 곡 작업 중이다.
콘서트의 영향도 컸겠다. 이번 단독 팬 콘서트에 대해 자평해 보자면?
–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멤버들도 좋아하고 있어서 계속해서 횟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지난해만 해도 대관이 힘들었는데 (팬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서) 이번에는 더 큰 장소를 대관할 수 있게 됐다. 가을에 또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콘서트에서 아쉽다고 느꼈던 공연 화질도 따로 설비 작업 중이기 때문에 가을 콘서트에서는 훨씬 더 좋은 화질로 만나실 수 있을 거다.
앞으로 더욱 확장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 데뷔 후 1년 동안은 다른 가수들이 해왔던 걸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노력해 왔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입증하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올해는 콘서트나 자체 콘텐츠를 통해 버추얼 아이돌로서의 즐길 거리를 확장하고자 한다. 콘서트도 기존과는 다른 점들이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자체 콘텐츠도 그런 방향으로 기획 중이다. 피디들과 내부 작가들을 포함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 조만간 만나 보실 수 있을 거 같다. 기존 아이돌들의 자체 콘텐츠가 숨은 비하인드를 즐기는 방식이라면 우리는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상황이라 그 외적인 콘텐츠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올해 중 베타 버전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버추얼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로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보이는 라디오 등 타 아티스트들과 만날 기회들도 있었다. 이처럼 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능성도 있을까?
– 우리도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회사 내부에 AR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다른 가수들을 초대해서 소파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거다. 올해 안으로 다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진행 할 수 있게 할 거고 유튜브 예능 출연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방송국 출연은 아직 어려움이 많다. 방송국 안에 스튜디오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NHK나 후지TV에는 버추얼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는데 아직 국내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 우리도 버추얼 IP가 많아진다면 국내서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세계관이나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많은데. 앞으로는 어떻게 풀어갈 예정인가?
– 플레이브의 세계관은 복잡하게 짜여있고 그걸 뮤직비디오로 조금씩 공개하는 정도였다. 앞으로는 그동안 설명하지 못한 것들을 조금씩 공개할 예정이다. 팬들과 세계관을 나누려고 한다. 콘텐츠 인력의 경우는 제작 총괄님이 따로 계시고 직원들과 함께 논의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은?
– 플레이브의 경우 다른 팀과 달리 국내 팬덤이 큰 편이다. 중화권이나 동남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버추얼 장르에 대한 완전한 이해로 보이지는 않는다. 플레이브 뿐만니라 버추얼 장르에 대한 개척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올해 준비해서 내년에는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처음이라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것들도 많아서 차례차례 운영 중이다.
하이브와 YG플러스에서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 자금이 필요해서 투자받은 건 아니었다. 해외 진출이나 아이돌 활동을 더욱 잘하기 위하여 진행된 사안이다. 우리가 (엔터 업계에)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중견 기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로 보았고 두 회사 모두 잘 도와주고 있다. 일각에 돌고 있는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 현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인 것도 없다.
여느 아이돌 그룹처럼 솔로 활동이나 유닛 활동도 기대해 볼 수 있나?
– 이번 콘서트에서 솔로 무대와 유닛 무대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활동까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 아직 데뷔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지 않았나. 멤버들은 ‘다섯 명이 있어야 플레이브’라고 하더라. 다섯 명이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솔로나 유닛 무대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곡마다 스타일링을 변경하고 있는데 헤어스타일에 변화는 없어서 아쉬워하는 반응도 있더라
–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내부적으로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본질을 해치는 게 아닐까 싶더라. 팬덤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거로 안다. 캐릭터의 정체성을 위해서 큰 변화는 두지 않고 있다.
플레이브 멤버들에 대한 이 대표의 생각은?
– 우리 멤버들은 플레이브의 ‘모든 것’이다. 멤버들이 표정도 재밌게 잘 쓰고 춤도, 노래도 잘하니까 팬들에게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초반에는 멤버들이 춤을 잘 춰도 기술이 부족해서 예쁘게 보이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기술적으로 보완해 이들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우리의 목표다. 플레이브는 직접 노래도 만들고, 안무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다. ‘아이돌 그룹’보다 ‘싱어송라이터’라고 생각하고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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