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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1~20일 원유 수입액이 43% 급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는 지속됐지만 무역수지는 26억 4700만 달러(약 3조 65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358억 1900만 달러였다. 수입액은 이보다 큰 384억 6600만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원유 수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액은 61억 33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43% 폭등했고, 원유·가스·석탄을 합친 에너지 수입액은 24.8% 불어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이달 12일 배럴당 90.45 달러까지 올랐다. 19일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14달러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8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상승에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들여온 원유 수입액은 23억 5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5%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입액은 14.9% 증가했고 중국(0.3%), 유럽연합(12.7%), 일본(0.3%) 등은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대미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58억 4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5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승용차 수출은 12.8% 늘었고, 석유제품(14.8%)과 정밀 기기(6.2%) 수출도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0.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 증가세가 22.8%로 가장 컸으며 베트남(26.6%), 일본(22.1%)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수출은 9% 증가하는 데 그쳤고 유럽연합은 14.2% 감소했다.
대미 수출액은 72억 2800만 달러로 중국(68억 7000만 달러)을 앞질렀다. 한국은행은 이달 18일 ‘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對)미국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탄탄한 소비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산업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입액도 늘어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1~20일(7억 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단 무역수지는 매월 중순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월말에 흑자로 전환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 등 호조에 따라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했다”며 “이달도 7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달성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월말에 무역수지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동 사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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