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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가 국내 기업 투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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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투자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흐름에 부합한 융복합 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관련 시설 기준을 정비하고, 혁신 신약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약가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규 의료기기 개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해외보다 까다로운 규제가 많은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2일 ‘2024년 킬러․민생규제 개선과제’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2일 ‘2024년 킬러․민생규제 개선과제’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2일 정부에 ‘2024년 킬러․민생규제 개선과제’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건의서에는 지난 1분기 동안 대한상의가 주요기업, 지방상의, 주한외국상의 등을 통해 발굴한 100개의 규제개선 과제가 담겼다. 기업들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법, 제도가 미비해 투자 어려움을 겪거나 과도한 행정절차로 부담이 큰 사례,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사례 등 애로사항이 포함됐다.

기업투자 걸림돌이 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관광단지 시설기준 정비가 꼽혔다. 현재 관광단지 시설기준이 관광․휴양, 오락, 숙박 등 단일용도로만 규정돼 있어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된 형태의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촬영장 투어, 실리콘밸리 기업탐방코스처럼 다른 산업과 연계한 체험관광이 가능한 미국과 대조적이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쇼핑‧숙박‧엔터테인먼트 등을 결합한 시설 도입이 활성화됐다.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도 건의했다.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성능이 뛰어난 신약을 개발해도 기존에 출시된 대체약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연구개발(R&D) 투자의 선순환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신약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가 상한금액 가산 대상에 추가하는 등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지방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신규 외국인근로자(E-9) 배정 점수제 합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회사가 내국인을 많이 뽑을수록 외국인근로자 우선 배정하는데,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 외국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제도 취지와는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기준 마련, 바이오에탄올 통관요건 개선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이동 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시 제공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이동 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시 제공

대한상의는 해외보다 과도한 기업 규제 사례로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기업이 새 의료기기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더라도, 시장에서 유료로 활용하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추가로 통과해야 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 전에도 시장에 진출해 비급여로 비용 청구가 가능하다.

특히 국내의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안정성, 유효성을 검증받기 위한 문헌, 임상자료 부담이 과도하고 평가 기간도 평균 200일 넘게 소요돼 기업의 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도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하고, 시장에 먼저 진입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롭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설비의 저감효율 측정 의무를 전국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사업장만 해도 수천대 감축 설비가 설치돼 있는데, 향후 평택, 용인 등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 측정부담이 지금보다 2~3배 이상 증가할 우려가 있다. 각국에서 첨단산업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생산활동에 부담을 유발하는 규제부터 선제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킬러․민생규제 개선을 추진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시적 규제유예 과제를 발표하는 등 과감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건의에 포함된 기업현장의 다양한 규제애로와 해외보다 과도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규제에 대해서도 조속히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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