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반도체 후공정 기업 ‘하나마이크론’이 베트남 인력의 질적 성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베트남이 향후 한국과 중국에 버금가는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역량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18일 박장성에 따르면 장원석 하나마이크론 비나법인장은 성 인민위원회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개최한 ‘박장성 반도체 산업 노동력 개발을 위한 현재 상황과 해결책’ 워크숍에서 “베트남 반도체 업계 노동 인력은 젊지만 업무 수행 경쟁력이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낮다”고 밝혔다.
다만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장 법인장은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은 자리잡은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며 “노동력을 더 훈련하고 발전시킨다면 베트남 반도체 산업은 미래에 한국이나 중국 못지않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 법인장은 유지보수·공정 개선 능력 등 업무 숙련도 측면에서 베트남 근로자가 한국과 중국의 직원들과 비교해 각각 약 3배, 2배 뒤쳐진다고 지적했다. 검수 과정에서 불량품을 잡아내는 테스트에서도 베트남 직원이 30점을 받은 반면 한국과 중국 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각각 90점과 70점을 받았다.
장 법인장이 당국이 주최한 워크숍에서 작심 비판을 하고 나선 것은 베트남 반도체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인력 수준이 산업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베트남을 글로벌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하나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생산 효율성을 지속 개선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마이크론은 현지 인적 자원 개발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지난 202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오는 2026년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이날 열린 워크숍에서 박장성 인민위원회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공동 설립한 ‘베트남-한국공과대학’과 박장기술공업전문대학과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부문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하나마이크론의 우수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학교에서 하나마이크론 소속 엔지니어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재학 중 하나마이크론 공장에서 인턴십을 하며 실습 경험을 쌓는다. 하나마이크론은 졸업 후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마이크론에 취업한 인력은 기본 급여의 2배를 받는다.
2001년 8월 설립된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패키징부터 패키징 테스트, 모듈 테스트까지 풀 턴키(Full turnkey)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덜란드 NXP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2019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박장성에 1·2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 공장을 합친 부지 규모는 6만6000㎡, 총 투자액은 6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2공장은 SK하이닉스의 패키징·테스트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했다. 내년까지 10억 달러 이상 쏟아 베트남 공장을 주력 생산기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작년 연간 매출에서 베트남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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