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대금 결제에서 미 달러화 쏠림 현상이 소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승용차, 정밀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원화 수출 비중은 늘어났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결제통화별 수출입’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에서 미국 달러화 결제 비중은 전년(85%) 대비 2%포인트 하락한 83.1%로 나타났다.
달러화 결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화공품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수출에서 반도체·석유제품·화공품은 각 23.9%·17.5%·12.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결제 대금 중 원화 비중은 0.5%포인트 상승한 2.8%로 나타나면서 6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유로화 비중 역시 1%포인트 상승한 6.8%로 나타났다. 승용차와 기계류·정밀기기를 중심으로 원화·유로화 결제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엔화(2.3%) 비중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엔화 결제 수출이 감소(-4.8%)했지만 전체 수출감소율(-7.5%)이 이보다 하회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수입 결제 비중을 살펴보면 달러화(80.6%), 원화(6.7%), 유로화(5.8%), 엔화(3.8%), 위안화(2.4%) 순으로 나타났다.
달러와 엔화의 수입 비중만 각각 2.3%포인트, 0.1%포인트 내리고 나머지 4개 통화는 모두 올랐다.
특히 위안화의 수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축전기를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 수입이 증가하면서 위안화의 비중은 5년 연속 증가했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작년에 전체적으로 수출이 좋지 않았음에도 승용차·정밀기기 등 상대적으로 원화 결제 비중이 높은 품목이 수출 호조를 보였다”며 “달러화 결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원화결제 비중이 늘어나면 환전 수수료 등 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는 미 달러화 비중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작년에 비해 반도체 수출 개선세 강화, 국제유가 상승, 대(對) 미국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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