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은 하락 폭 제한
뉴욕 금값이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은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9.4달러(0.8%) 내린 온스당 238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겨 금값을 뒷받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전날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한다는 확신을 갖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단 한 차례도 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을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티븐 주노 BofA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단 한 차례만 인하할 가능성도 유지하고 있다”며 “6월이나 9월조차도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3.2%로 나타났다. 통상 중앙은행의 고금리 장기화는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자산 매력도를 떨어트리는 부정적인 요소다. 루크만 오투누가 FXTM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추세에서 금값은 미국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과 거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지만, 두 지표의 움직임에 단기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어떠한 공격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13일 밤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약 300기의 무장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반격을 예고했지만 시기와 방식, 수위 등을 두고 고민 중이다.
필립 스트리블 시카고블루라인퓨처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금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가격이 2500달러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값은 중앙은행이 금 매수를 중단하거나 투자자들이 리스크 온 단계로 돌아갈 때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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