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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이달 50원 가까이 상승 후 8거래일 만에 반락…향후 방향은

이투데이 조회수  

17일 원·달러 환율, 전일대비 7.7원 하락…전날 외환당국 구두개입 영향
시장 “환시 개입, 방향성 전환보다 속도 조절…쉬어가는 분위기”
“유가·물가 리스크 상존…5월 美 FOMC 결과도 주시해야”

이투데이DB1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0.5원 오른 1394.5원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80포인트(2.28%) 내린 2609.63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1포인트(2.30%) 하락한 832.81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50원 가까이 급등하며 1400원(장중)까지 올랐다가 반락했다. 외환당국이 1년 7개월여 만에 공식 구두개입을 나설 만큼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하락한 1,38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5일 상승 마감(4일 종가 1347.1원→5일 종가 1352.8원)한 이후 영업일 기준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이달 들어설 때 1340원대(1일 종가 1349.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널뛰었다. 이번주 초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15일 종가 1386.3원)에 올랐을 때 시장에서는 14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상했다. 상승 속도는 가팔랐고, 약 2주 내에 1400원을 터치할 것이란 전망보다 빠르게 14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47.4원(종가 기준)이나 올랐다.

환율 상승세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고, 그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내려앉았지만 상승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가 꺾이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은 환율 상승의 속도를 늦추는 정도로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실개입까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환시 개입 자체가 방향성 전환보다 속도 조절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1400원까지 다시 한 번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1400원대로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오늘 하락은) 그간 상승폭이 가파랐고, 추세 전환보다 쉬어가는 분위기로 생각한다.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서 상단을 1420원까지 열었다”며 “배당금도 지급이 되고 있고 증시도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 달러 매수, 원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도 계속 잔존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상방 위험은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며 “전고점(1450원)까지 열어놔야 될 것 같고 글로벌 달러 강세인 만큼 구두개입은 원·달러 환율의 속도 조절 정도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10원 가까이 하락해도 추세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 전환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며 “미 연준의 금리 정책과 관련해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불안, 물가 리스크 자체도 언제든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당분간은 1390원대 후반과 140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가운데 양국 외환당국의 실개입까지 이뤄진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WB)에서 만나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박상현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실개입할 경우) 일단 추세 전환까지 쉽지 않더라도 시장의 심리 자체를 좀 진정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만약 일본마저도 실개입을 하고, 우리나라 외환당국도 비슷한 시기에 실개입을 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도달한 것을 두고 과도한 공포심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 연구원은 “이전 1400원 환율이 신용위기가 동반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던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2022년 당시에도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따른 신용위기와 함께 국내적으로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발 신용리스크가 현실화됐다”면서 “1400원 환율은 금융시장입장에서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시그널일 수 있지만 이전과 같이 위기로 이어지는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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