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도 ‘적자 전환’…지난해 업비트 제외 4개 거래소 적자
10월부터 약 4개월 지속된 ‘무료 수수료 경쟁’ 영향 커
지난해 대비 올해 1분기는 회복세…점진적 상승 예상
원화가 올해 1분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량 1위 법정화폐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된 국내 거래소 업계의 무료 수수료 경쟁에 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료 수수료로 인해 거래량은 크게 늘었지만, 반대급부로 대다수 국내 거래소는 적자를 나타낸 상황이다. 업계는 올해 1분기 이미 회복세에 들어섰고,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가상자산을 많이 거래한 법정화폐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카이코가 15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상자산 누적 거래량은 원화가 4560억 달러, 달러가 4450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보고서는 원화의 3월 거래량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원화 거래량 증가 배경에 국내 원화거래소의 무료 수수료를 통한 점유율 경쟁이 있다고 봤다.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펼쳤고, 해당 기간 동안 점유율이 3배 이상 증가해 한때는 업비트의 점유율을 추월하기도 했다.
빗썸은 올해 2월 5일 무료 정책을 종료한 지 하루 만에 거래량 85%가 감소하기도 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무료 수수료 정책 시행 이전이었던 지난해 9월 8%에서 4월 17일 기준 22%까지 끌어올리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반면, 비슷한 기간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펼친 코빗과 부분 무료 정책을 펼친 고팍스는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수수료 무료 정책의 반대급부로 국내 거래소의 대다수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카이코 역시 빗썸이 2월 5일 수수료 무료 정책을 종료한 배경에 수익감소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중 두나무를 제외한 4개 거래소는 적자를 기록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40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9%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낸 거래소로 나타났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해 지난해 매출은 57.6% 감소한 1358억 원으로 나타났고, 1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도 비용 효율화 등으로 일부 적자폭이 감소했으나, 2022년에 이어 또다시 적자를 나타냈다.
다만, 올해 1분기 거래소들의 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거래소의 무료 수수료 정책이 올해 2월 초까지 진행됐으나, 1월 중순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계기로 시장이 살아나면서 3월에는 비트코인이 신고가(ATH)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나 수입 측면에서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한창 좋았던 2021년 1분기에 비하면 여전히 상황이 안 좋지만, 지난해 1분기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훨씬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카이코 역시 4월의 원화 거래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홍콩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등으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투자 심리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C는 “반감기, 홍콩 ETF 등 호재가 시장에 급격한 상승세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지만, 올해 시장 자체는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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