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문가로 꼽히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부를 지휘한 지 100일이 흘렀다. 수출 강국·무탄소 에너지 등을 과제로 내걸었던 안 장관은 수출 6개월 플러스·무역수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플러스로 반등하면서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안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수출, 투자, 지역경제를 중심으로 실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통상전문가가 키를 잡은 대한민국호의 수출은 순항 중이다. 취임 100일이 된 상황에서 안 장관의 약속은 잘 지켜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기준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정보통신(IT) 품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35.7%)의 수출액은 117억 달러로 2022년 6월(123억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디스플레이(16.2%)와 선박(102.1%) 수출은 8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으며 바이오헬스(10.0%)의 수출도 다섯 달 연속 증가세다.
안 장관은 “우리 수출은 2월 설연휴, 3월 조업일수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흐름을 이어나갔다”며 “1분기 무역수지는 전년대비 300억 달러 이상 개선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역수지도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3월 기준 무역 흑자는 42억8000만 달러로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안 장관은 “2분기에도 반도체 등 IT 품목과 선박의 수출 증가, 작년부터 이어온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우상향 흐름과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무역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범부처 수출확대 전략을 내놨다. 품목별·시장별 맞춤형 지원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수출현장 지원단을 통해 기업의 현장 애로를 즉각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금융 360조원과 수출마케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지원을 신속 집행할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취임 당시부터 탄소중립 달성에 강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는 취임 당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 두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 확산에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전의 발전량이 늘어나자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원전 발전량은 2021년 158TWh(테라와트시)에서 지난해 180.5TWh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4억8590만t에서 4억4840만t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원자력발전(원전)의 일감을 전년 대비 10% 증액한 3조300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원전 기업에 대한 특별금융프로그램에는 1조원을 투입하는 등 원전의 일감과 세제 혜택을 대폭 늘려 원전 생태계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 투자도 순항 중이다. 2024년 1분기 수치를 보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외투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70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25.1% 늘었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14억5000만 달러, 113.5%)와 기계장비·의료정밀(5억4000만 달러, 49.2%), 화학공업(3억4000만 달러, 69.5%) 등의 투자가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대형 투자 건이 많아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며 “투자액이 도착하기까지는 30~6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4~5월의 도착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직원들은 안 장관을 평가하며 업무 중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현안 등으로 업무가 쏠리는 부서 직원들과 점심·저녁 자리를 통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리더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상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손꼽히는 통상 전문가가 산업부의 수장을 맡아 든든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부 관계자는 “(안 장관이) 통상전문가라서 에너지 쪽의 업무를 많이 다뤄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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