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100대1 비율의 대주주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동시에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도 진행한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6일 오후 3시 18개 금융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의 기업개선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을 비롯한 손익·재무·유동성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감자,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개선 방안과 향후 정상화 추진 계획이 논의됐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은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자본확충과 신규 신용공여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산은은 태영 일가를 포함해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가 경영책임 이행을 위해 100대 1 비율로 무상 감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기업개선계획에서 제시했다. 기타 주주의 감자비율은 2대 1이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의 완전자본잠식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1조원 수준의 출자전환을 진행하는 방안도 담겼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 채권의 100%,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티와이홀딩스의 경우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빌려 태영건설에 대여한 4000억원을 100%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태영건설에 투입한 태영인더트리 매각 자금 등 3300억원에 대해서도 영구채 전환 등의 방법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대주주는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확충에 투입함으로써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채권자는 태영건설의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한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도 지속 지원할 방침이다.
대주주가 대규모 자본확충에 참여하는 만큼 태영건설에 대한 대주주 경영권은 유지될 전망이다. 기존 대주주의 지분은 41.8%(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에서 6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 주식에 대한 경영권 포기, 의결권 위임, 감자 및 주식처분 동의 등의 약속이 선행된 만큼 워크아웃 기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PF 사업장 60곳(준공 완료 1곳 포함)에 대한 처리 방향도 제시됐다. 본PF 사업장 40곳 가운데 상당수는 그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0곳 미만의 사업장만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경공매)을 결정했다.
브릿지론 단계의 PF 사업장 20곳 대부분은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이 이뤄진다. 이 단계에서는 단 1개 사업장만 그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날 운영위원회에 이어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 설명회를 거쳐 기업개선계획을 금융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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