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두고 16일 기자간담회 가져…통화긴축 선호 ‘매파’로 알려져
“가계부채 빠르게 축소하면 그만큼 충격 많아…서서히 조정하는게 바람직”
“환율, 변동성 있겠지만 펀더멘털 나쁘지 않아 우려할 수준 아니야”
“이제 올릴 수 없어서 아쉽네요.”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조윤제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 없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지금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많고, 어떻게 보면 금융시장이 지난 수개월 동안 완화적 흐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서둘러서 내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의 임기는 이달 20일까지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퇴임을 앞두고 마련됐다. 조 위원은 피벗(통화긴축 기조 전환·pivot) 시점에 대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 재차 언급했다. 조 위원은 이달 12일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 확 올릴까” 발언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욕심 같아서는 물가 빠르게 안정되면 좋죠 ”
조 위원은 “제일 중요한 전제인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착될 것이란 확신이 근간이 되는 중요한 과정이 들어가 있다. 그것은 금통위원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틀 하에서 하반기에 평균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으로 간다고 하면 연말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지금 상황에서 서둘러 금리 인하를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더 빠르게 안정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누적 물가상승률이 최근 3~4년간 10%를 웃돈 점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조 위원은 “욕심 같아서는 (물가가) 더 빠르게 안정됐으면 좋죠”라며 “물가 수준이 언젠가는 분명히 목표 수준대로 수렴하게 될 거 저희(금통위원)는 그렇게 믿고 있다”며 “또 동시에 이게 가능하면 빠르게 목표 수준대로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지난 3~4년간인가 누적 물가 상승률을 CPI로 치면 한 13.6% 정도, 근원으로 보면 10% 정도”라며 “그렇지만 국민들이 직접 소비하는 구매력으로 보면 소비자 물가가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고,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목표 수준대로 가는 것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조 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배경으로 달러 강세를 짚었다. 다만 환율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고점은 장중 1400원을 기록했다.
조 위원은 “지난 한 주를 보면 우리(원화)가 조금 달러 강세보다 많이 절하된 것 같다”면서 “최근에 중동 정세 불안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특히 우리는 오일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국들, 특히 엔화 약세와 비슷하게 움직이다 보니까 그렇게(원화 절하)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경상수지 흑자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외환보유고 등 경제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성이 있겠지만 그렇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포워드 가이던스 평가, 시기상조…불확실성 높을 때 중앙은행 신뢰 손상”
현재 ‘향후 3개월’을 기준으로 삼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시계를 확장해야 할 지에 대한 질문에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효과가 어떤지 평가하기는 조금 시기상조라고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3개월 동안 시장의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한계점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위원은 “(연준과 달리) 우리 같은 경우 사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여러 대내외 변수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긴 시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불확실성이 높을 때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봐서 중앙은행의 신뢰성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할 때는 여러 가지 요인들 환경들을 고려해서 조심스럽게 해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서서히 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위원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내려가야 되는 그런 맞는 것 같다”며 “사실 위기가 발생하면 상각도 하고 구조조정도 하고 그렇게 해서 디레버리징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건 아니기 때문에 서서히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위원은 주미대사를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조 위원은 “금통위원이 미국 선거 대선에 대해서 뭐라고 그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전 주미대사로서 개인적 의견을 굳이 말씀드린다면 (트럼프 2기는) 특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또 다른 한면으로 보면 바이든 정부의 정책과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었다”며 “특히 대외 정책, 대중 관계 이런 걸 보면 바이든 정부에서 조금 더 세련되게 패키지를 한 그런 면은 있었지만 그 내용 자체가 트럼프 정부와 크게 다른 면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1기의 경제정책과 바이든 경제정책에 큰 차이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2기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겠느냐 그런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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