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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을 통해 국가, 사회,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 대한항공의 창업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은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의 대표 항공사라는 무대를 벗어나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가 캐리어 대열로의 진입을 앞뒀기 때문이다. 승용차도 아직 대중화하기 전인 1969년, 적자투성이었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160여 대의 항공기를 갖추고, 전 세계 10위권 항공사를 바라보기까지 불과 반세기가 걸렸다. 조중훈 창업주의 수송보국 정신을 조양호 선대회장이 불굴의 리더십으로 이어받아, 조원태 회장 시대에서는 거침없는 도전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조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을 담았던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 모두 역사적인 다음 페이지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상 유지가 아닌, 역사를 만들기 위해 전례없는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조원태 회장의 항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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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언급했듯이 이번 아시아나 통합은 새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수십년간 국내 항공사의 양대 축을 하나로 만드는 만큼 기재, 인력, 인프라 뿐 아니라 약 40년의 시간, 브랜드 가치 등 무형의 자산까지 인수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작업이다. 조 회장으로서는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크기만을 강조하는 게 아닌 한국 대표 항공사라는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아시아나 이용객들의 통합에 대한 공감대도 이끌어내야 하는 여러 산이 남아있다.
통합작업은 단순히 미국 법무부의 승인과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만 남은 것이 아니다. 중동 사태까지 터지면서 고유가·고환율 등 항공업계로서는 악재 중 악재 속에서 각종 리스크를 완화할 방법을 강구하며 진행해야 한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의 투자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관리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진행돼야 한다.
◇ 여객 2배 이상 증가 전망…신형기 대거 도입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한항공을 탄 여객은 755만6336명이었으며, 아시아나항공 여객은 635만6570명이었다. 현재 대한항공을 포함해 전 항공사들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운항편을 빠르게 복구하고 있어 양사 합병 시 대한항공은 1400만명 이상의 여객을 효율적으로 실어나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3월 기준 대한항공의 항공기는 여객기 137대, 화물기 23대로 총 160대이며, 아시아나는 여객기 70대, 화물기 11대로 총 81대다. 대한항공은 A350 33대 도입에 이어 A321 Neo 50대, B787-9 10대, B787-10 20대에 이어 B737-8 30대 등 현재 보유 항공기 대수에 맞먹는 총 143대의 신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로 운항거리가 긴 항공기여서 추후 중장거리 노선 확대 및 경쟁력 확보를 염두에 둔 작업이다.
올해만 해도 대한항공은 여객기 24대를 도입하고 27대를 처분하는 등 항공기 교체 작업을 지속한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환경 변동성↑ 재무관리 과제
대규모 합병과 투자를 앞둔 만큼 안전자산을 꾸준히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대한항공의 수익성은 두 가지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 시 약 31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환율이 10원 변동 시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현금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6228억원으로 전년대비 41.1% 감소했다. 다만 단기금융상품이 2021년 2조9174억원에서 지난해 5조5520억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최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A-‘로 개선된 것은 대한항공으로서는 믿을만한 요소다.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209.6%로, 불과 5년 전인 2019년 871.5%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됐다.
당장 대한항공의 유동성과 신용등급이 중요한 이유는 오는 2026년까지 예정된 투자만 약 7862억원이기 때문이다. 에어버스 항공기 투자 기간은 오는 2032년까지로 137억 달러(약 18조원)가 소요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관련, 장기적인 투자인 점과 현재 당사 유동성을 감안 할 때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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