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4월 10일 마무리된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완승이고 국민의힘의 참패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패배다. 선거 결과는 대통령 지지율 그대로 나왔다. 대통령 긍정 지지율이 약 36%정도 되는데 여기에 국회의원 의석수 300명을 곱하면 국민의힘이 확보한 의석수와 일치한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정권 심판적 성격이 강한 구도였다. 그래서 선거가 윤석열 심판론으로 흘러가면 백약이 무효였던 선거였다.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심판론’ 이었다. 선거 후에 인사(人事)를 해도 될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출국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갈등을 빚으며 지난해 수해 현장 현장에서 숨진 해병대원의 사건을 다시 재점화했다.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한동훈 위원장 대 이재명 대표 간의 대결 구도가 다시 ‘윤석열 심판론’으로 되돌아 갔다.
여기에 3월 초 창당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렇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국민의힘 당 대표를 맡았던 다른 인물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제대로 자신의 소신조차 펼치지 못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그랬고 김기현 전 대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낼 수 적임자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선택했다. ‘한동훈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계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과 맞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총선 참패의 결정적 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 25~29일 실시한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6.3%에 머물렀다. 부정 평가는 더 올라가 60.7%로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이 중요했던 이유는 선거 구도가 ‘한동훈 대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대통령 긍정 지지율 36%를 국회의원수 300명과 곱하면 정확하게 108석 당선자가 나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선거 결과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위원장,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달라진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4월 10~11일 기간 동안 네 사람의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국민’, ‘국민의힘’, ‘조국’, ‘위원장’, ‘국회’, ‘정치’, ‘한동훈’, ‘승리’, ‘지지’, ‘국회의원’, ‘재판’, ‘호소’ 등으로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국민’, ‘국민의힘’, ‘이재명’, ‘미래’, ‘윤석열’, ‘국회’, ‘검찰’, ‘한동훈’, ‘민주’, ‘정치’, ‘더불어민주당’, ‘위원장’, ‘국회의원’ 등으로 나타났다(그림1). 조국 대표는 연관어를 통해 민주당과 깊은 관련성, 강력한 반윤 정서 등이 확인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국민’, ‘조국’, ‘정부’, ‘민주당’, ‘국민의힘’, ‘정치’, ‘이재명’, ‘국회의원’, ‘국회’, ‘사전투표’, ‘한동훈’, ‘승리’, ‘여사’ 등으로 나타났고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국민’, ‘지지’, ‘지원’, ‘호소’, ‘조국’, ‘대한민국’, ‘국회의원’ 등으로 나왔다(그림2). 한동훈 위원장의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호소’가 등장하면서 어려운 선거 판세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빅데이터 연관어로 ‘한동훈’이 등장하지만 한동훈 위원장의 빅데이터 연관어에는 ‘윤석열’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심판이었고 한 위원장도 그 준엄한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총선 결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임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의회 권력을 얻는데 실패한 집권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우군은 이제 국민뿐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한동훈, 이재명, 조국 네 사람의 운명도 달라진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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