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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국내 증시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수출·실적 호조세가 기대되는 업종 중심으로 수급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2일 기준 2681.82로 전주보다 32.39포인트 내려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8~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 593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조 6260억 원 규모의 코스피200 선물도 순매도했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2조 134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5100억 원 규모의 주식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밸류업 기대감이 약화되며 보험(-7.22%), 전기가스(-5.87%), 금융업(-4.22%)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시장 금리는 가파른 상향 곡선을 그렸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올 들어 글로벌 상승장의 배경이 됐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한 영향이다.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는 고공행진 중인 환율과 유가를 밀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370원을 돌파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증시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중동 위기까지 겹치며 조정폭이 커졌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한 주간 2.37% 하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56%, 0.45% 내렸다.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한 전망 후퇴 여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3월 CPI에 이어 나온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물가 충격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것을 넘어 역피벗(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란의 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이번주는 미국 3월 소매판매 외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생각을 확인하기 전까지 미국 금리 안정은 다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는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출과 실적 전망이 좋은 업종은 지수 방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주에도 증시 전반의 하락 압력이 커졌으나 자동차, 반도체 등 실적 및 수출 호조가 기대되는 업종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물가, 금리,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주식 시장 내에서도 가장 명확해 보이는 분야로 수급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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