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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이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자 밸류업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증시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하 전망이 줄어들며 변동성이 커지자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총선 이후 이틀간 코스피200 선물 지수를 두 배로 역추종하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ETF’를 총 1261억 2000만 원어치 사들였다. 이날에만 663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달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버스 ETF를 매수하면 증시가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만큼 증시 상황을 안 좋게 본다는 뜻이다. 외국인투자가는 이날 인버스 ETF를 86억 4000만 원어치를 순매도해 기관투자가와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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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전체를 봐도 기관투자가의 인버스 ETF 매수 행렬은 뚜렷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KODEX 200선물 인버스 2X ETF’ 1067억 원어치와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ETF’ 462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지난달 각각 2997억 원, 809억 원을 순매도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업계도 증시 상승 전망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국제유가 상승 등 여전한 물가 상승 압력 속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탓이다. 10일(현지 시간)에는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 가능성이 20%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우리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부담 등으로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 당장 이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10회 연속 동결했다. 총선 결과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여지가 있다. 아무래도 밸류업 정책이 힘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주주 환원 정책을 유인하기 위해 정부가 검토하던 세제 혜택 등의 정책이 수정·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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