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에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3.6원 상승한 1367.7원에 개장해 장 초반 1368.7원까지 올랐다. 금통위 간담회 직후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였고 오후 2시께부터 1375.0원대까지 치솟았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지만 통화 긴축 기조를 지난 2월 보다는 완화적으로 표현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는 기존 문구에서 ‘장기간’이라는 기간을 나타내는 표현을 삭제했다.
앞서 지난 11월 통방문에서 긴축 기간을 ‘상당기간’에서 충분히 장기간’으로 수정한 후 이를 유지해왔는데 추가 수정을 단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전보다 피벗(정책 전환) 시점이 더 가까워졌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가치는 간밤 소폭 상승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달러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ECB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강한 고용과 완고한 물가 변동성 등 높은 경제 회복력을 보이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연초 대비 크게 후퇴했다. 반면 ECB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오는 6월 첫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올라 있는 국제유가도 강달러의 주요 원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강세, 유가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향후 물가 경로의 불안정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 국채 수익률이 2022년과 2023년 하반기처럼 상승하는 점은 부담”이라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한 만큼 면밀한 관찰과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엔화 절하가 굉장히 크고 중국 위안화 역시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며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Proxy·대리) 되다 보니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된 면도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 보이게 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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