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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미국 물가’ 악재 우려에도 상승 마감한 코스피…외인 1조 원 폭풍 매수

이투데이 조회수  

코스피지수 전 거래일 대비 상승 마감 2700선 재탈환…장초 1.4% 하락 모두 만회
외인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순매수 행진…코스피 시장서 1조 원 사들여
‘총선·미국 물가’ 악재 우려에도 굳건…밸류업 프로그램 동력 이상 무

원·달러 환율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1360원을 돌파했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0(0.07%)포인트 상승한 2706.96을 코스닥 지수는 1.23(0.14%)포인트 하락한 858.10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0(0.68%)원 오른 1364.1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마친 다음 날인 오늘(11일) 증시는 하락으로 시작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1조 원 넘는 순매수세로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다 간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큰 하락이 예상됐으나 우려를 깨고 빠르게 회복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0포인트(0.07%) 오른 2706.96에 장을 마쳤다. 앞서 전일(10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따른 금융투자소득세 과세를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적 동력 약세와 함께 미국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등의 악재로 증시 급락이 예상됐다.

22대 총선에서 의석을 다수 확보한 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를 2025년에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견해를 고수하면서 세금 납부를 피하려는 개인 투자자의 매물 출회가 발생하는 등 증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컸다.

금융투자소득세는 국내외 주식·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환매·양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묶어 통합 과세하는 세제다. 수익이 5000만 원을 넘을 경우에는 무조건 발생 수익의 20%에 세금을 매기는 식이다. 앞서 여야는 제도 시행을 올해까지 유예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CPI도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10일(현지시각) 미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3.4%)보다 0.1%포인트(p) 높은 기록이자 작년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악재로 인해 장초 코스피 지수는 39.76포인트(1.47%) 내린 2665.40에 출발했다. 그러나 장 초반 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등이 오전 10시가 채 되기 전부터 빠른 반등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려 결국 2700선을 재탈환했다.

종목들을 사들인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날 외인은 △삼성전자(5635억 원) △SK하이닉스(1443억 원) △현대차(1208억 원) △기아(499억 원) 등을 빠르게 주워 담았다.

특히 원·달러 급등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수를 한 점이 이례적이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54.9원) 대비 9.2원 오른 달러당 1364.1원을 기록했다. 통상 외국인들은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 원 넘게 사들였다.

이에 일각에선 증시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론 큰 혼란 없이 넘어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또한, 당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도 훼손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으나 업계에선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도 밸류업 프로그램 대표주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 등이 상승 마감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총선 결과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성과 성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총선 종료 후 나온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에서도 추진 동력은 약화할 수 있으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중기적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담겼다.

이준호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애널리스트는 “총선 소음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듯하다”라며 “법률적 지원은 프로그램 도입을 앞당기는 요인일 수는 있지만 전제 조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을 제시했고, M&A·물적 분할시 소액주주 차별 시정, 공적 기금 운용 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높은 가중치 부여 등도 공약했다”며 “이번 총선 결과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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