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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공장을 짓고 있는 SK실트론이 주정부로부터 1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미국 정부로부터 7200억 원가량의 자금을 대출 형태로 지원받은 지 두 달 만에 주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추가되면서 공장 증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짓고 있는 SiC 웨이퍼 공장 증설프로젝트와 관련해 미시간 주정부로부터 7700만 달러(약 1050억 원)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투자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종합한 액수다.
SK실트론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베이시티에 6억 4000만 달러 규모를 투자해 SiC 웨이퍼 생산량을 10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현재 150mm(6인치) SiC 웨이퍼만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에는 200mm(8인치) 웨이퍼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로 연구개발(R&D)에도 투자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생산지역으로 꼽히는 미시간주는 연방정부 지원금 외에 주정부 차원에서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매칭그랜드’(맞춤 보조금) 방식 투자 촉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실트론이 신공장 구축지로 베이시티를 선정한 데에도 주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제공 약속이 컸다”고 말했다.
SK실트론은 지난 2월 미국 에너지부 정책자금(ATVM)을 통해 5억 4400만 달러의 사업 자금을 대출 형태로 지원 받기도 했다. 친환경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제조 사업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형식이다.
당초 SK실트론은 미국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도 포함됐지만 ATVM 지원을 선택해 칩스법 지원 대상에선 제외됐다. 정부 차원의 대출 지원 이후 빠른 시일 만에 주정부 추가 지원책이 나온 건 그만큼 미국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인 SiC 웨이퍼의 자국 내 제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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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은 2020년 미국 듀폰의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손자회사인 미국 생산법인 SK실트론CSS을 통해 SiC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SiC는 기존 웨이퍼 소재인 실리콘(Si)과 비교해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많은 양의 전력을 소화하면서도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전기차 산업의 숙제를 해결해줄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11월 베이시티 공장을 방문해 미시간주에 대한 SK의 투자를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실트론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전기차(EV) 관련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시간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와 포드 등 최종 고객(자동차 제조사)은 물론 전력반도체 관련 부품·소재사들이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진출 성과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올 1월 SK실트론은 SiC 전력반도체 2위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과 SiC 웨이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현재 SK실트론은 SiC 전력 반도체 웨이퍼 시장에서 미국 울프스피드, 코히어런트, 일본 에스아이크리스탈에 이어 4위 수준인데 증설 투자를 계기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K실트론CSS의 매출액은 지난해 77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377억 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시장조사 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38억 달러에서 2028년 89억 달러까지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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