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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크론 방산본부가 있는 김해 신공장 전경. 사진 제공=웰크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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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40여분을 달리자 총 면적 1만㎡ 규모의 깔끔한 외형을 갖춘 대형 공장이 나타났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이 곳은 웰크론(065950)이 방산부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6월 새롭게 구축한 김해 신공장이다. 공장 내부 작업실에는 20~30대 직원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각종 형태의 대형 방탄판 위에 바둑알 재질의 느낌이 나는 500원 짜리 동전 크기의 특수 세라믹을 형태에 맞게 일일이 손으로 접착을 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방탄판은 종이처럼 얇지만 강철보다 강한 특수섬유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원단 수백장을 적층해 고온·고압 가압기에서 성형해 제작한다. 여기에 세라믹 판을 진공 접합시킨 뒤 방수 코팅재료로 많이 쓰이는 폴리우레아로 도색을 하면 마치 강철 합판처럼 단단한 느낌의 부가 장갑 방탄판 한 개가 완성된다. 장갑차 한 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가 장갑 방탄판 200여 개가 필요하다. 이렇게 완성된 부가 장갑 방탄판을 장착한 장갑차는 30㎜ 철갑탄은 물론 군용폭탄(TNT) 10㎏의 폭발력(차량 하부 기준)을 견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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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색으로 도색 된 부가 장갑 방탄판. 김해=노현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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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용 부가장갑 방탄판(국방색) 장착 예시. 김해=노현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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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전문기업인 웰크론이 방산부문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개인용 방탄복에 들어가는 방탄판 제조 국내 1위 기업인 웰크론은 오랜 기간 쌓아온 복합소재 개발 능력을 통해 장갑차와 함정용 부가장갑 방탄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9일 기자가 직접 방문한 김해 신공장에서 웰크론의 이러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김해 공장과 달리 신공장은 다양한 유형의 방탄판 개발과 제조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장 내부는 부가장갑 사업 본격화에 대비해 초대형 프레스와 고온·고압으로 복합재를 제조하는 장비인 오토 클레이브 등과 같은 첨단 설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재호 웰크론 방산본부 상무는 “김해 신공장으로 확장 이전을 하면서 연구개빌 및 생산역량을 강화했다”며 “특히 부가장갑 사업 본격화에 대비해 차세대 방호기술 솔루션 확보와 오토클레이브 등의 첨단 설비투자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 중인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제조 경쟁력도 더욱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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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크론 방산본부가 있는 김해 신공장 내부. 사진 제공=웰크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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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방호산업에만 집중해 온 국내 다른 경쟁자들과 웰크론이 대등하게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된 것은 오랜 기간 고강도 섬유를 개발하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과감한 투자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웰크론이 최근 개발한 신형 개인 방호용 방탄판은 기존 우리 군이 사용 중인 미국 법무부 국가사법기구(NIJ)가 인증한 레벨4(7.62㎜급 저격용 철갑탄에 대한 방호능력) 방탄판과 동등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중량은 10%, 두께는 7% 감소시켜 지난해 하반기 국방부 우수상용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한 번에 수 천만 원이 들어가는 비용에 중소기업에서 쉽게 할 수 없었던 부가장갑 방탄판 품질 테스트도 이미 유럽에서 5번 이상 진행하며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 상무는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실제 테스트를 해보지 않으면 방산 업체에 품질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서 “대형 방산 업체 입장에서도 웰크론이 스스로 비용을 들여서 시험을 하며 품질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지뢰방호 키트도 자체 개발해 국내 방산기업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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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색으로 도색 된 부가 장갑 방탄판. 김해=노현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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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색으로 도색 된 부가 장갑 방탄판을 장착한 중동 수출용 장갑차. 사진 제공=웰크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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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방산의 높은 인기도 웰크론의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2년부터 계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세계적으로 국방 예산이 증액 되는 가운데 K-방산업계의 해외 수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웰크론 방산본부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 방산기업이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전략무기에 부가장갑 방호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이날 공장 2층에는 각종 형태의 부가장갑 방탄판 수백개가 놓여 있었고 이들 대부분은 우리 지형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사막 색으로 도색이 돼 있었다. 이 상무는 “이곳에 있는 방탄판은 국내 대형 방산업체가 제작해 중동지역으로 수출하는 차륜형 장갑차에 부착 될 예정”이라며 “중동 지역 뿐 아니라 국내 방산기업이 동유럽에 수출하는 장갑차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수출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투차량용 방호키트 개발과 수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차세대 전투차량 방호키트에 대한 수출을 진행 중이다.
이 상무는 “개인방호용 방탄판 뿐만 아니라, 부가장갑 방탄판, 지뢰방호 키트 등 방산사업 다각화를 통해 국내 1위 방호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끊임없는 방호기술 개발과 K-방산기업의 파트너로서 글로벌 방산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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