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바이오 전문가로 불리던 강도형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은 지 100일이 됐다. 취임 이후 현장 방문만 17회에 달하는 등 어촌·어가와 민생을 살피는 데 주력해 왔다는 평가다. 해양·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강 장관의 포부다.
10일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취임한 강 장관은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강 장관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바다, 경제에 기여하는 해양수산’을 기치로 내걸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마트 메가 포트’ 구축은 강 장관의 핵심 역점 사업이다. 부산과 인천 등 주요 항만의 스마트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가 물류 체계의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부산항 신항에 모든 작업이 완전 자동화로 이뤄지는 항만을 개장할 예정이다. 이어 인천신항과 광양항, 진해신항에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민간자본을 유치해 항만배후단지를 충분한 규모로 공급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해 신규 물동량 창출에도 나선다.
이달 중 ‘해운산업 경영 안정·활력 제고 방안’도 발표한다. 글로벌 해운 동맹 재편과 친환경 요구 강화 등 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간 산업인 해운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HMM 등 국적선사의 선복량(선박에 실린 짐의 양)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HMM 재매각 추진 여부와 시기 등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 부처·기관과 충분히 협의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도 강 장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최근 홍해해협에서 벌어지는 운항 제한 사태처럼 바닷길이 막히면 수출 주도형인 우리나라 경제가 제일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지난 1월 홍해해협 통항 중단과 관련해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 운영에 돌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이 밖에 해양수산 연구개발(R&D)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 데이터 공동 활용, 인프라 외부 개방 확대 등을 통해 산·학·연 역량을 결집한 ‘오픈 사이언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메타 데이터 연계를 우선 추진하고 데이터 공유 관련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데이터 관리 주체를 연구자에서 기관으로 전환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강 장관의 눈길이 향하는 또 다른 곳은 어촌과 어가다. 그 스스로 제주도 출신이라 어촌과 연안 지역 활력 제고에 대해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 어촌 고령화율은 2020년 기준 36.0%로 도시(14.6%)의 두 배 이상이며, 어가 인구는 2000년 25만1000명에서 2022년 9만1000명으로 63.7% 급감했다.
강 장관은 어민들의 생활 애로를 개선하기 위해 어업인 경영 안정 지원대책을 조기 시행하고 신규 어장 확보를 지원하는 등 민생 안정에 힘을 쏟고 있다. 해수부는 어촌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담은 ‘어촌·연안 활력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이달 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농산물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재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수산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의 수산물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을 보면 지난해 12월 1.8%, 올해 1월 2.2%, 2월 1.8% 등으로 집계됐다.
강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직후인 지난 1월 1일 첫 행선지로 대형마트를 찾아 수산물 수급 관리와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어 부산 자갈치시장 등도 수차례 방문하며 업계 종사자 의견을 청취하고 가격 동향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다만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 변동성 확대, 국제 유가 불안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해 임기 내내 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물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체감 물가 완화와 과학적 기반의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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