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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에 부실채권까지…KB국민銀, 1등 탈환 변수는 ‘충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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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 KB국민은행.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KB국민은행이 올해 ‘리딩뱅크’ 타이틀을 노리는 가운데 충당금이 이같은 도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 건전성 전반의 지표가 약세를 보인데다 연초 불거진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이하 홍콩ELS)’ 이슈가 이같은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기 때문.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주요 시중은행 중 홍콩ELS 관련 가장 큰 규모의 자율배상이 예상되고 있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압박 강화와 이에 따른 일부 실적 약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성주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 해결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민영 기자
길성주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 해결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민영 기자

홍콩ELS 이슈 중심에 선 KB국민銀

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판매한 홍콩ELS 잔액은 약 8조10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잔액은 약 5조원, 이후 연말까지 만기도래 잔액은 3조원 가량으로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홍콩ELS를 공급한 국내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잔액을 기록한 만큼, 자율배상 규모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만기도래 잔액이 자율배상 이슈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 예상하는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만기잔액 대상 자율배상 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만기도래 잔액의 50% 손실, 손실분의 40% 배상이라는 기준에 따른 것. 구체적으로 5조원 중 50%가 손실 처리될 경우 그 규모는 2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40%를 배상한다고 가정하면 배상 규모는 1조원이 된다.

이후 연말까지 약 3조원에 달하는 판매잔액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해당 규모의 손실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상품의 경우 ‘가입 이후 단 한번이라도 H지수가 가입 시점 대비 50% 이상 하락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지난 2021년 7월 말 8000대 중후반까지 떨어진 홍콩H지수는 이후 50% 이상의 하락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상품 구조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이 1조원에 달하는 자율배상을 결정할 경우, 이는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자율배상 규모는 이와 다를 수 있지만 매월 만기도래분마다 투자자와 실제 협의를 통해 배상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최대한의 예상 배상 규모를 미리 산정해 실적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1조원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된다면 영업외손실 및 충당금 추가 적립 형태로 반영될 전망이다. 충당금 적립 규모만큼 영업익이 감소하게 되는 구조인 만큼, 자연스레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 신관 /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신관 / 사진=KB국민은행

건전성 이슈에 충당금 ‘추가적립’ 할까

KB국민은행의 충당금 이슈는 홍콩ELS 자율배상 이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불어난 깡통대출, 고정이하여신(NPL) 등 부실 채무 또한 올해 충당금 적립 압박을 키우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합계는 2조7626억원으로 전년(2조2884억원) 대비 약 20%가량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이란 대출 원리금부터 이자까지 대출을 통해 내어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무수익여신 증가세 가운데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바로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기준 무수익여신은 7499억원으로 전년(5222억원) 대비 약 44% 늘어났다.

이러한 무수익여신 증가세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가계대출 대비 가파르게 늘어난 기업대출이 거론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상당수 은행이 기업대출에 영업력을 집중했는데 고금리 여파로 ‘한계기업(연간 영업익으로 대출 원금 상환이 어려운 기업)’이 증가, 자연스레 기업대출 발 부실화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내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2%로 전년(0.26%) 대비 0.16%p 확대됐다. 주요 시중은행 중 단연 두드러진 증가세다. NPL비율이란 공급된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잔액의 비중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분류되는 연체율 부문에서도 KB국민은행의 약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19%로 0.24~0.29% 수준을 기록한 다른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연체율 상승폭은 KB국민은행이 다른 시중은행을 압도했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의 전년 대비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 폭은 0.07%p로 신한(0.04%p), 우리(0.01%p), 하나(0.06%p) 보다 컸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충당금 변수, 은행권 전반 확산할까

이처럼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만 3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홍콩ELS 자율배상, 각종 부실채무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누적된 충당금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각종 악재에도 실제 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미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같은 부실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 관점에서의 충당금 추가 적립 압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도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 비거치식 분할 상환 대출 비중 등의 목표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여기에 충당금 추가 적립 압박까지 현실화할 경우,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의 실적에도 일정 부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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