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PC용 반도체 기판을 단독 공급한다.
이번 공급분은 ARM 기반 차세대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기판으로,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AI PC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AI PC용 반도체 기판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초기 목표 수율을 확보하고 고객사 성능 평가도 통과해 반도체 기판을 단독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AI PC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파악됐다. 초당 최대 45조번을 연산할 수 있는 ARM 기반의 고성능 AI 반도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곳으로, 이 회사 반도체에 삼성전기 기판이 결합돼 노트북과 태블릿 PC 등에서 AI 기능을 구현한다. 최근 화두인 ‘온디바이스 AI’의 핵심 부품을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AI 반도체 기판과 ‘유리기판’ 등 차세대 반도체 기판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서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라 AI 관련 매출을 2배로 늘려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경영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올 하반기부터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AI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를 양산하겠다. 여러 고객사와 공급 협의 중이다”며 “이 시장이 앞으로 2~3배 이상 성장할 것 같다. AI 서버 쪽으로 사업 체제를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공급 대상인 온디바이스 AI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대규모 연산이 필수다. 이를 위해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비(GPU),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걸맞은 기판이 요구되는데 삼성전기는 미세 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구현, 임베딩 등 자체 기술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기판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판은 기존 제품 대비 면적은 30% 이상 늘리면서 회로 선폭은 30% 이상 미세화에 성공했다.
반도체 기판은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반도체 집적이 가능하고, 미세화를 구현하면 내부에 부품을 내장할 수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여기에 수동소자 등을 기판 내부에 내장하는 ‘임베딩’ 기술을 통해 전력 손실까지 50% 이상 줄였다.
AI PC는 본격적인 성장이 주목되는 시장이다. 그동안의 AI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고성능컴퓨팅(HPC), 서버 등을 통해 이뤄졌는데 기기 단에서 AI를 구현하려는 온디바이스 AI 트렌드에 따라 인텔과 AMD,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I PC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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