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재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국내투자 인센티브 방안 마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신속한 조성을 위해 정부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낸다. 또한 세계 각국이 벌이는 ‘반도체 보조금 전쟁’에 대응해 국내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향 및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현황’과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사피온코리아 등 관련 기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1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계획’에 따른 622조 원 투자, 16기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추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기반시설을 확실하게 지원해 기업이 속도감 있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메가 클러스터 내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조성은 작년 10월 10조 원 이상 규모의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만큼 공공기관이 최대한 구축하기로 했다.
기업 부담과 관련해서 정부는 그동안 적용하던 재정 지원 건수 제한(2건)을 폐지하고, 특화단지별 지원 비율을 기존 5∼30%에서 15∼30%로 상향하는 등 예산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2047년까지 36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인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환경영향평가 사전컨설팅 제도를 활용하고, 신속한 토지 보상 등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조성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또 SK하이닉스가 2045년까지 12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존에 확보한 용수 27만 톤에 더해 유사한 수준의 추가 용수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용수 공급시설 설치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용수 공급 방안을 최대한 신속히 확정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경쟁국들이 벌이는 ‘보조금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진행하는 첨단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국내 투자 인센티브 방안도 조속히 강구한다.
올해 일몰 예정인 반도체 대기업의 설비 투자 시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늘려주는 조치도 공제 적용 기한 연장을 추진한다.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 특성화 대학·대학원은 각각 10개, 3개 추가로 선정하고, 반도체 아카데미 교육 인력은 작년 520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늘린다.
반도체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클러스터 주변에 신도시 구축, 반도체 고속도로(화성∼용인∼안성·45㎞) 건설 추진, 해외 우수 전문인력 대한 출입국·거주·정착 패키지 지원 등을 추진하고, 전문인력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한 퇴직 인력의 국내 재취업 지원, 전문인력 지정제도 시행을 지원한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칩 제조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양산 연계형 실증 테스트베드’의 조기 구축도 지원한다.
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초미세공정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검증지원센터를 통해 올해부터 칩 성능 시험·검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자금(3년간 약 24조원 규모)과 반도체 생태계 펀드(3천억원 규모)를 활용해 소부장·팹리스의 확장도 지원한다.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화합물 반도체 등 차세대 첨단기술에 대한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한미 AI 반도체 혁신센터'(가칭) 설치 등을 통해 ‘반도체 동맹’ 강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앞으로의 AI 경쟁력은 AI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HW) 혁신과 이에 대응하는 AI 모델 간의 유기적인 연계·협력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9대 기술혁신 구상을 담은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니셔티브에 따라 우선 AI 모델에서는 기존 생성형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범용 AI(AGI)를 비롯한 신시장 핵심 기술과 경량·저전력 AI인 소형거대언어모델(sLLM) 원천 기술을 각각 확보하고, AI 안전 기술 개발을 통해 책임성 있고 설명 가능한 방향으로 AI 기술 발전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분야에서는 서버용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HBM)와 온디바이스 AI용 저전력 메모리(LPDDR)에 AI 연산 기능을 적용하는 PIM(Processing in Memory) 등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앞장선다.
한국형 신경망 처리장치(NPU)와 인간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AI 반도체 등을 기반으로 구현되는 AI 프로세서인 ‘저전력 K-AP’를 개발하고, 신소자와 첨단 패키징 기술 혁신을 추진해 저전력 AI 반도체 1등을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반도체 소자 연구 성과를 집적·검증하고, 첨단 패키징 관련 원천 기술을 개발하며, ‘팹리스-칩 제조-소부장-후공정’ 주도의 민관 공동 R&D에 나선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한 AI 서비스로는 AI 슈퍼컴퓨팅을 지향하는 ‘K-클라우드 2.0’을 추진, 국산 AI 반도체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기반의 저전력·고성능 컴퓨팅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지능형 CCTV와 디지털 교과서 등 범부처 AI 서비스를 확산할 방침이다.
아울러 온디바이스 AI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유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기반 서비스에 활용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SW와 AI 반도체 등에 최적화된 HW 인지형 SW를 포함해 차세대 개방형 AI 아키텍처 등의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9대 기술혁신에 국가 R&D 역량을 집중 투입해 투자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인재 양성과 혁신 인프라 구축은 물론 글로벌 협력과 진출을 선도하는 등 ‘AI-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일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을 위해 출범한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한국이 AI 반도체로 K반도체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는 구심점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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