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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금·은·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은 관련 투자 상품 수익률도 큰 폭 오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보다 가격이 저평가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론 후퇴,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 등의 영향 덕분에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모두 부각하는 분위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부터 이날까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순위 상위 종목은 레버리지(차입) 은 선물 ETN들이 휩쓸었다. ‘메리츠 레버리지 은선물 ETN(H)’이 22.44%로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QV 레버리지 은 선물 ETN(H)(22.13%)’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21.20%)’ 등이 특히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상장된 은 선물을 매수해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ETN 수익률 순위에서도 10.22% 상승한 ‘삼성 은 선물 ETN(H)’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이달 레버리지 은 선물 ETN가 기록한 수익률은 다른 원자재 관련 상품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한투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의 경우 이 기간 10.29% 올랐지만 은 상품 수익률에는 크게 못 미쳤다. 금 관련 상품은 이 기간 수익률 20위권 내에 한 종목도 포함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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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관련 상품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각광받는 것은 최근 은 원자재 가격 자체가 최고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가격은 금과 함께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은 선물은 온스당 27.5달러로 2021년 6월 이후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10.4% 상승하며 같은 기간 금 선물 가격 상승률(4.8%)을 압도했다. 2월부터 거듭 최고가를 경신한 금과 달리 은 가격은 이달부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당분간은 은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각국 중앙은행의 사재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에 따른 헤지(위험 분산) 수단 부각 등에 힘입어 금 가격과 동조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은은 금과 달리 산업재의 성격도 갖추고 있는 만큼 주요국의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값이 덩달아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은은 가전제품과 의료기기, 태양광 전지 등의 원재료로 쓰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은은 금의 안전 자산 성격과 구리의 위험 자산 특성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온스당 30~35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의 은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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