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했던 반감기가 임박했다. 1억원을 찍은 뒤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하면서 관련주도 오름세다. 반감기에 코인 가격 상승이 높게 점쳐지지만 채굴량이 반토막 나는 이벤트인 만큼 채굴 기업 주가는 하락 추세다.
8일 오전 11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9946만 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새벽 한때 1억원을 회복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채굴의 보상으로 지급되는 비트코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절대 수량이 줄어드니 가치는 상승한다.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고 탈중앙 디지털 통화라는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해 둔 장치다.
반감기는 올해로 4번째다. 비트코인 블록 생성에 따라 반감기 일자가 변동되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개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이날 기준 11일 이후 반감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주식들은 오르고 있다. 역대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수익 실현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 반감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6개월 후 942%(1차), 39%(2차), 85%(3차) 뛰었다.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전 세계 상장사 중 비트코인 보유량이 가장 많은 회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기준 1439달러 가격에 거래됐다. 올해 초 1월 2일 685.15달러 대비 2배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1억 7000만 달러 어치인 것으로 알려진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는 같은 기간 40.2% 상승한 18.4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같은 기간 약 40% 올랐다.
반면 채굴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내림세다.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라이엇플랫폼스, 아이리스에너지는 올 들어 각각 40%, 39%, 45% 하락했다. 채굴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직면하면 채굴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과거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한편, 반감기 전부터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낙관론자이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작가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4월 반감기 이벤트 전에 비트코인을 10개 더 매수할 예정”이라며 “부담스럽다면 ETF를 통해 비트코인 10분의 1개라도 보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비트코인이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반감기에 비트코인이 다른 때처럼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이날 가상자산의 투자심리는 전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76포인트로 ‘극단적 탐욕’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감기 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이 상이하고, 가격 변동이 심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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