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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 커지는데” 한은, 고물가·美 경제지표에 막혀 피벗 명분 ‘모호’

이투데이 조회수  

한은 금통위,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연 3.50% 동결 예상
금리수준전망CSI,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 기록…인하 기대감 형성
3월 물가·기대인플레이션 모두 3%대…한은 “물가 불확실성 여전히 커”
美 연준 이사 “인플레 역전되면 금리 인상할 수도” 언급

이투데이DB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 02.22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피벗(정책전환) 시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는 이미 금리 인하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물가 관련 지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달 12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13일 회의에서 결정(0.25%p 인상)됐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역대 세 번째 최장 동결인 1년 3개월 5일(2013년 5월 9일~2014년 8월 14일)에 준하는 기간이다.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는 고물가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월과 같은 3.1%(전년동월대비)를 기록했다. 생활물가는 한 달 새 0.1%p 오른 3.8%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3월 지표에 대해 한은은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전망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물가 부담이 여전히 큰 가운데 미국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이 나와다. CNBC에 따르면 미셸 보먼 미 연준 이사는 최근 ”나의 기준 전망(baseline outlook)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거나 역전될 경우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 종료와 인하 시점을 논하고 있는 상황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신규 고용 30만3000명)가 시장 예상치(20만 명)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다.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국내외 경제 여건은 조성되지 않고 있는 반면, 소비자들의 심리는 이미 금리 인하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금리수준전망CSI는 98로 전월보다 2포인트(p) 하락했다. 2020년 11월(97)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

시장에서도 미국의 인하 시점을 늦추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은 역시 피벗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연준의 금리인하 시나리오를 6월부터 4회에서 7월부터 2회 인하로 전망을 조정했다. 이에 금통위의 금리 인하 역시 5월 첫 인하에서 7월부터 3회 인하로 전망을 수정했다.

연구팀은 “2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총재는 ‘미국이 인하를 시작하거나 신호가 있을 경우 각국이 차별화된 정책이 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며 “즉, 한은도 연준의 인하 신호를 확인한 이후에는 한국의 펀더멘털에 맞춘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연준은 7월 금리인하 이후 단기적으로 동결 사이클로 진입하겠지만 미국과 다르게 소비, 물가가 범피하지 않게 둔화되고 있는 한은은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미 연준 인사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발언이 베이스 라인은 아니지만 얘기했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큰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을 확인 한 후 국내 금리도 내려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미국이 워낙 큰 팩터”라며 “국내 실물결제, 노동시장,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는 미국을 염두할 여지가 없는데 국내 경제가 움직이는 크기에 비해 미국 경제의 움직임이 많으니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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