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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에서 한 달 만에 15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은행권 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투자 매력을 잃은 가운데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 원으로 전월보다 12조8740억 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1조3727억 원으로 전월보다 1조8478억 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에서만 14조7218억 원이 줄어든 것이다. 앞서 2월에는 예금금리가 더 내리기 전에 ‘막차’를 타기 위해 약 25조 원이 정기 예적금으로 몰렸었다.
최근 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4%대였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45~3.55%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동자금은 대부분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에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3조 9660억 원이다.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국내 5개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고팍스·코인원) 기준으로 지난 15일 하루에만 14조 8603억 원이 거래됐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고 다가올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달 11일 1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조정을 거쳤으나 1억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주식 시장도 호황이다. 올해 초 2400대로 밀렸던 코스피는 지난달 말 27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2700대를 넘어선 것은 약 2년 만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예·적금 금리는 더욱 하향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에 더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33조원 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붙지 않고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해 투자를 앞둔 자금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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