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생산 설비에는 손상 없어”
‘점유율 60%’ TSMC, 생산시설 90% 대만에
“큰 타격 없어” 안도감에 주가 1.3% 반등
폭스콘 “점진적으로 생산 재개”
대만에서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TSMC는 성명에서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다”며 “타이난에 있는 ‘팹18’ 등 신설 공장의 복구율은 80%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극자외선(EUV) 장비를 포함한 중요 생산 설비에는 손상이 없다”면서도 “일부 시설에서 소수의 장비가 손상됐지만 완전한 복구를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팹18 공장은 애플과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는 첨단 반도체의 주요 생산 거점이다.
전날 오전 7시 58분께 대만 동부 화롄 남동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TSMC의 주요 공장들이 있는 서부 각지에서도 규모 4~5의 지진이 감지됐다. 지진 발생 후 니나 카오 TSMC 대변인은 “직원 안전을 보장하고자 일부 인력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TSMC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하며 생산시설의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이번 강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큰 피해가 보고되지 않으면서 업계도 한숨 돌리게 됐다. 앞서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하이엔드 칩의 경우 진공 상태가 24시간 원활하게 작동돼야 한다”며 “대만 북부 산업 지역의 가동 중단은 일부 최첨단 반도체가 손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로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훙하이정밀(영문명 폭스콘)도 지진 후 설비 검사를 위해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생산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에서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3일(현지시간)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반등해 전 거래일 대비 1.27% 상승으로 마감했다. 경쟁사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ADR는 0.49% 올랐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TSMC의 첨단 노드 프로세스에 대한 견고한 수요가 지진으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증시는 이날 ‘어린이날’을 맞아 휴장했다.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하루 새 급격히 늘었다.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는 4일 정오 기준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05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34명, 고립된 사람은 10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화롄현 허핑 광산에서 64명, 화롄시와 쑤아오시를 잇는 진원 터널에서 호텔 직원 5명과 관광객 24명, 둥화대에서 학생 6명 등이 지진 여파로 발이 묶였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날 오전 드론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촬영한 결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호텔 직원 약 30명과 중허 광산에 갇힌 1명 등은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9명은 모두 화롄시에서 나왔다. 관광명소 타이루거국가공원에서 4명, 쑤화 고속도로에서 1명, 다칭수이터널 휴게구역에서 2명, 광산 지역에서 1명, 건물 붕괴로 1명이 각각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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