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자, 국내 정치 이벤트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 분석 결과, 통상 코스피는 총선 전엔 오르다가, 끝난 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그간 정부가 제시했던 자본시장 관련 정책들이 힘을 잃으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2.45% 올랐다. 연초 코스피는 2600포인트선에 갇혀 있다가 지난달에서야 약 2년 만에 2700포인트를 돌파했다.
오랜만에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투자자들은 미소 짓고 있지만 동시에 불안도 커지고 있다. 연초 코스피가 2100포인트대까지 주저앉은 기억이 생생한데 당장 올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확률만 놓고 보면 이런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전례를 보면 코스피는 총선 전 올랐다가 선거 이후 떨어졌다. 유안타증권이 1981년 11대부터 2020년 21대까지 총 11번의 총선을 분석한 결과 선거 전 한 달간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7번이다. 높은 확률로 코스피가 오른 것이다. 가장 크게 오른 건 21대로, 이때 코스피는 한 달간 4.8% 올랐다.
반대로 총선이 끝난 후 한 달은 내리는 경향이 있었다. 11번의 선거 중 6번이 하락하면서다. 특히 2004년 17대 총선에선 코스피가 한 달 만에 17.9%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총선 전에 순매수세를 보이는 기조가 있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지속된 2020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외국인 순매수는 총선 이후보다는 이전에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총선 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속도도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지점 중 하나다. 여소야대 국면이 지속되면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여지가 있어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한국 증시만 유독 저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가치 제고 계획을 시장에 제시하면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아직 구체적인 세제 지원 방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기업 참여를 이끄는 통 큰 세제 지원은 야당과 합의하고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시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들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배당 절차 개선 등 역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밸류업 관련주로 묶인 자동차와 금융업종이 코스피 지수보다 좋은 성적을 내다가 최근 고꾸라진 것을 두고, 시장이 여소여대를 우려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며 “여당 지지율 축소로 정부 정책의 추진력 약화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증시에선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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