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석유류 가격이 주도한 가운데 국제유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물가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3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5.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보다 1.7%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27일 85.54달러 이후 5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유가를 자극 중이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공격에 이란 측이 즉각 보복을 선언하는 등 정세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들썩이던 국제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도 2분기까지 감산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내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던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1.2%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0.06%포인트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지만 3월에는 0.05%포인트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여도가 한 달 새 0.11%포인트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달 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 등을 통해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각각 37%씩 인하돼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지난 2월 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중동 정세 불안 등을 이유로 2개월 더 연장된 바 있다.
유류세 인하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2~4개월씩 연장 조치를 이어 왔다. 유류세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면 휘발유 가격은 18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추가 연장 여부에 입을 다물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는 연장 여부와 기간 등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