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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본토와 홍콩을 합한 전체 시가총액이 지난 3년 간 5조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이에 반해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 증시의 경우 8년 간 상승세를 세계 4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미국 경제매체 CNBC가 HSB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 본토와 홍콩에 상장된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2021년 이후 3년 동안 4조 8000억 달러가 줄었다. 이는 4조 6300억 달러 규모인 인도의 전체 시가총액과 비교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세계거래소연맹 자료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소는 올 1월 홍콩거래소를 제치고 아시아 3위로 올라섰다.
최근 중국 증시는 하락장이 두드러졌다. 실제 본토 증시의 대표지수인 CSI300 지수의 경우 3년 연속 하락했으며 홍콩의 항셍지수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하락 중이다. 본토와 홍콩 증시 모두 지난해 주요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국가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부동산의 위축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본토뿐만 아니라 홍콩에 상장된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전체 시장을 끌어내렸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로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S&P글로벌레이팅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5.2%)보다 둔화된 4.6%로 예상하고 있다. 니콜라스 아구진 전 홍콩증권거래소(HKEX)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과 각 국의 고금리 정책, 지정학적 우려 등이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이에 반해 인도 시장은 활황이다. 인도가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입어 니프티50 지수는 8년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지수 수익률만 20%에 이른다.
신규 상장 활동도 활발한 모습이다. EY인디아에 따르면 인도뭄바이증권거래소에서 지난해 IPO는 220건 진행돼 2022년 대비 48% 늘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IPO가 급감한 것과 대조된 현상이다. EY인디아는 “인도는 2019년 전 세계 IPO의 6%에 불과했지만 현재 27%를 차지하여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최고 시장 위치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 시장의 고평가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오랜 기간 누적된 상승으로 조정 시기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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