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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기업은 쏙 빠진 무료배달 삼국지…미국vs.독일vs.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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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차혜영·김영택 기자]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 3사가 최근 앞다퉈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절박함이 엿보이는 결정이다.

여기에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까지 무료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의 배달·배송 무료 서비스 확대가 장기화할 경우, 업체와 이용자에 전가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배달의민족)

◇ 작년 배달시장 역성장 전환…쿠팡이츠·배민 위기감에 무료 배달 제공

지난달 쿠팡이츠는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독보적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을 추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배민 역시 1일부터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배민은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배달팁 무료 쿠폰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나, 요기요의 경우 멤버십 등 일정 구독료를 받고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배민은 구독료를 전혀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가 수도권은 물론 광역시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내놓은 반면, 배민은 여건상 수도권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어 다소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배민 관계자 알파경제에 “소비자가 계속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속적인 경쟁 대응 차원”이라면서 “과거 무료배달 한시적으로 이벤트 한적도 있고 할인쿠폰 제공 등을 이용자에게 꾸준히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 업체(쿠팡이츠)에서 본격적인 할인 정책을 내놓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라면서 “기존 구조에서 소비자와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 비용을 배민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비용을 전가하는 게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 관계자 역시 “쿠팡이츠는 후발주자로 배민이 시장 점유율 60~70%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를 따라 잡기 위해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장사를 하는 업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완전 무료로 쿠팡이츠가 서비스 비용을 책임지기 때문에 이용자와 업주 모두 두팔을 벌려 환영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쿠팡이츠)

◇ 쿠팡, 1위 배민 추격 이어 알리 등 中기업과 혈투 임박

배달 업계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계도 후발 주자인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도 제품 무료 배송 서비스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독보적 점유율을 확보한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파격적인 서비스를 연일 내놓고 있는 셈이다.

쿠팡도 그에 맞서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알리가 3년간 물류센터 중심으로 1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맞서 쿠팡은 3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현재의 70%에서 9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쿠팡이 10년간 물류센터에 6조원을 투자했음을 고려하면 향후 3년간 투자될 물류센터는 약 80만평으로 추정되며 수도권 물류센터 재고의 8%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우기훈 뮤레파코리아 수석파트너는 “정작 국내 배달·배송 기업은 빠진 채 미국, 중국, 독일 기업들이 시장 장악을 위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라면서 “한국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들간 혈투로 당분간 소비자들은 무료배송 등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민과 요기요 모회사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이고, 쿠팡 역시 법적 기반을 미국에 두고, 소프트뱅크 펀드 자금을 투자받은 다국적 기업이다.

이커머스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홍콩에 기반을 둔 알리바바 계열다.

(사진=연합뉴스)

◇ 출혈 경쟁 장기화 경우…이용자·업주로 비용 전가 우려도

국내 물류센터는 지난 2022년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신규 건축 사업장이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쿠팡과 알리 간 물류센터 투자 전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여부도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문제는 배달 앱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 가운데,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커머스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약 2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를 전환된 것이다.

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 2017년 약 2조7300억원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거치면서 2022년 약 26조5900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던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앱들의 무료 배달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부담은 이용자와 업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면서 “과당경쟁 속에 불공정 경쟁은 없는지, 꼼수 비용 전가는 없는지 정부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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